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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볼 PM 6:29]순위표에서 ‘KT전’을 잠시 빼보겠습니다

프로야구 모든 구단의 공동 목표가 있다면 팬의 관심을 시즌 마지막 날까지 안고 가는 것이다.

지름길은 역시 성적이다. 가급적 많은 구단이 처지지 않고 순위싸움의 희망을 안고 오래 달리다 보면 뛰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신이 날 수밖에 없다. 프로야구는 이제 막 첫번째 구간인 4월을 지나고 있다. 지금 순위표를 들고 판도를 정확히 내다보기는 사실 어렵다.

2007년 풀타임 첫 시즌을 보낸 뒤 8년 동안 6시즌이나 4강에 들었지만 1위에는 오르지 못한 두산 김현수는 “승부는 7월 이후에 난다. 그때 이후로 떨어지지 않고 올라가야,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했다. 김현수와 비슷한 경험을 한 야구 관계자는 줄을 잇는다.

이렇듯 페넌트레이스가 초장기전인 것을 인정하더라도 현재까지 레이스는 무척 흥미롭다. 적어도 3강 팀과 나머지 6개 팀이 극명하게 갈렸던 지난해와 달리 대혼전 속에 시즌이 이어질 가능성이 아주 커지고 있다.

10번째 구단 KT는 27일 현재 3승20패로 승률 1할3푼을 기록하고 있다. 엄연한 순위싸움의 당사자이지만 올해 만큼은 승률로 다른 팀과 경쟁하기는 어려운 입장이다. 올해의 순위싸움은 지난해처럼 9팀이 진행하고 있다.

이 대목에서 순위표를 지난해와 같은 9팀만의 것으로 좁혀놓고 보면 새로운 판세가 보인다. 1군 진입 신고식을 혹독하게 치르고 있는 KT전에서 얻은 전적을 제외하고, 순위표를 재배열하면 올해 판도가 어느 정도 혼전인지 대략 들여다볼 수 있다.(표 참조)

선두는 삼성에서 두산으로 바뀐다.

두산은 KT전에서 얻은 2승을 제외하고 12승8패를 기록했다. 삼성이 KT전 4승을 빼면 11승8패로 한 걸음 뒤로 물러나고, 3위로는 아직 KT전을 치르지 않은 한화가 올라온다. 한화는 12승10패를 달리고 있다. 여기에 KT전 2승을 따낸 롯데(11승10패), KT와 아직 만나지 않은 LG(12승11패)가 뒤를 잇는다.

9개구단간 전적만 활용한 순위표에서는 KIA가 KT전 3승을 제외하고 8승12패로 가장 아래로 밀려있다. 그러나 선두 두산과 간격은 4게임차 뿐으로 한주간 성적의 희비에 따라 얼마든지 올라설 수 있는 위치에 있다.

‘KT전’ 성적을 살짝 걷어내면 9개구단의 힘겨루기가 보인다. 그 간극은 일단 촘촘하기만 하다.

우승 후보 1순위이던 삼성, 삼성 견제 세력 1순위이던 SK가 지난 주말 각각 롯데와 한화에 싹쓸이 패배를 당한 역시 지난해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이다.

단, 아직 KT를 만나지 않은 팀들이 향후 KT전에서 승승장구할 것이란 보장은 없다. 과거 신생팀은 초반에 고전을 하다가 5, 6월 이후 상승 곡선을 긋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다만 KT는 2013년 NC가 첫 1군에 진입해 한화와 KIA를 제쳤던 것처럼 만만히 싸워볼 팀이 상대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현재까지 9팀간 전력 차이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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