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전화위복된 이명기 결장, 조동화의 원맨쇼

“2안으로 가야할 것 같습니다.”

SK 김경기 수석코치는 5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더그아웃에서 취재진과 대화중인 김용희 감독을 급히 찾았다. 지난 2일 광주 KIA전에서 심동섭의 투구에 머리를 맞은 이명기가 어지럼증이 호전되지 않아서다. 지난 4월 한달간 타선이 기대만큼 터지지 않는 가운데 최근 잘 맞기 시작한 이명기의 공백이 못내 아쉬운 듯 했다. 결국 김 감독은 이명기를 선발에서 제외하면서 조동화를 넣어 라인업을 짰다. 그 동안 2번을 쳤던 박재상을 톱타자로 올리면서 조동화를 2번 겸 중견수로 기용했다.

SK 조동화. SK 와이번스 제공

그러나 조동화 투입은 ‘신의 한수’가 됐다. 조동화는 이날 홈런 1개 포함 5타수4안타 1볼넷 2타점 3득점 3도루로 맹활약하며 팀의 11-4 대승을 이끌었다.

조동화는 작년 FA를 앞두고 처음으로 풀타임 주전을 소화하면서 개인 최고 성적을 올렸다. 이전까지는 만년 백업선수였지만 성실성과 리더십,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서 가치를 인정받은 조동화는 4년 22억원이라는 계약으로 팀에 잔류했다. 또 주장 완장도 찼다.

올해 외국인 선수로 외야수인 앤드류 브라운이 영입되면서 다시 백업이 된 조동화는 스프링캠프에서 “어떤 자리에서든 내 역할을 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고, 이날 경기를 자신의 무대로 만들었다.

조동화는 1회초 1사후 좌전안타로 포문을 열었고, 3번 최정 타석에서 2루를 훔치면서 상대 실책에 편승에 3루까지 밟았다. 그리고 5번 이재원의 선제 스리런 홈런 때 득점을 올렸다. 2회 1사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조동화는 중전안타로 타점을 올린데 이어 다시 2루 도루를 성공시킨 뒤 브라운의 내야안타로 득점을 추가했다.

4회에는 선두타자로 솔로홈런을 날렸고, 9회 무사 1루에서 맞은 마지막 타석에서는 중전안타를 추가했다.

4회말 수비에서는 강민호의 잘 맞은 타구를 펜스까지 따라가 점프 캐치해내기도 했다.

안타와 도루 개인 한경기 최다 타이 기록이다. 조동화의 4안타 경기는 개인 4번째로 작년 5월17일 대전 한화전(7타수4안타)이후 353일만이었다. 3도루 경기는 개인 두번째로 2013년 7월11일 대구 삼성전 이후 처음이다.

조동화는 “타석에 들어서기 전부터 직구를 노렸는데 운좋게 홈런이 됐다. 도루는 시합 전부터 ‘많이 흔들어야 겠다’고 마음 먹고 나선 것이 도루 3개로 연결됐다”면서 “경기에 나서면 적극적으로 뛰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