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만루홈런 '쾅' 정근우, 펑고와 특타의 효과를 보여주다

한화 정근우(33)는 지난 3일 대전 롯데전이 끝난 이후 후배 강경학과 함께 김성근 감독이 쳐주는 펑고를 직접 받았다. 펑고가 끝난 뒤에는 스스로 자청해 특타까지 했다. 그날 정근우는 타석에서 3타수 무안타로 침묵을 지켰을 뿐 아니라 수비에서는 1회 1사 1루에서 황재균의 땅볼을 잡은 유격수 강경학이 병살타로 연결하기 위해 토스로 던져준 것을 잡지 못하는 실책을 범했다. 이 실책은 결국 강민호의 만루홈런으로 이어져 패배의 결정타가 됐다.

한화 정근우가 5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5 프로야구 한화-KT전에서 5회말 2사 만루에서 역전 만루 홈런을 친 뒤 환호하고 있다. 대전 l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5일 대전 KT전을 앞둔 김 감독은 “어차피 월요일에 쉬기 때문에 다리를 움직여 놔야 했다”며 정근우에게 펑고를 시킨 이유를 밝혔다. 이와 함께 “스프링캠프에서 훈련량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것이 수비에서도 이어지고 있다”고 훈련량의 부족을 지적했다.

펑고와 특타의 위력이었을까. 정근우가 어린이날을 맞아 대전구장을 찾은 어린이팬들에게 화끈한 홈런 선물을 했다. 그것도 ‘홈런의 꽃’인 만루홈런이었다.

정근우는 이날 2번 2루수로 선발출장해 만루홈런 포함 5타수 4안타 4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한화도 정근우의 맹활약에 힘입어 KT를 15-8로 대파하고 어린이날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다.

1회 우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로 기분 좋게 스타트를 끊은 정근우는 3회 무사 1루에서 맞은 두 번째 타석에서 다시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우전 안타를 날려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4회 유격수 땅볼로 잠시 쉬어간 정근우는 8-8 동점이 된 5회 2사 만루에서 KT 이창재를 상대로 풀카운트 접전 끝에 높게 들어온 141㎞짜리 직구를 걷어올려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개인 통산 3번째 만루홈런이었다. 정근우의 한 방으로 분위기를 가져온 한화는 이어진 2사 1루에서 김태균이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홈런을 날려 14-8을 만들고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정근우는 7회 선두타자로 나서 좌전안타를 날린 뒤 8회 타석 때 강경학과 교체됐다.

김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정근우를 콕 집어 말할만큼 정근우의 활약을 반겼다. 김 감독은 “오늘 경기의 포인트는 대타로 나선 한상훈이었지만, 그 다음 정근우가 확실하게 해줬다”며 정근우의 활약을 칭찬했다.

정근우는 “만루홈런을 친 후 마음이 뻥뜷린 기분이다. 타격감이 안 좋아서 고생을 했는데 오늘 타격감을 찾았다”며 “순발력도 넓히겠다. 수비범위를 넓게 가져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