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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이번에는 커브까지…멈출 줄 모르는 진화

한신 오승환(33)의 진화가 멈출 줄 모르고 있다. 이번에는 커브까지 꺼내들며 일본 타자들을 더욱 혼란으로 몰고 있다.

오승환은 지난 5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주니치와의 홈경기에서 4-2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1안타 2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10세이브에 성공했다. 정확히 11개의 공만 던져 세이브를 추가한 오승환은 사와무라 히로카즈(요미우리)와 함께 센트럴리그 세이브 공동 2위가 됐다.

이날 오승환의 투구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바로 그 동안 잘 선보이지 않았던 ‘커브’였다. 첫 타자 후지이 아쓰시를 상대로 오승환은 초구에 119㎞짜리 느린 커브를 던졌는데,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후지이는 넋을 잃고 스트라이크가 되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 일본 스포츠전문 사이트인 ‘스포츠나비’가 제공하는 문자중계에는 커브가 아닌 슬라이더로 표기됐지만, 떨어지는 낙차와 속도는 분명히 커브였다.

사실 오승환이 커브를 이날 처음 던진 것은 아니다. 지난달 17일 주니치를 상대로도 커브를 던진 적이 있다. 당시 오승환은 “일본에 와서 처음으로 커브를 던져봤는데 느낌이 괜찮았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중요한 순간마다 커브를 1~2개씩 던지니 상대하는 타자들도 힘에 부칠 수밖에 없다. 오승환은 올 시즌 전매특허인 ‘돌직구’와 함께 투심패스트볼, 컷패스트볼, 포크볼, 슬라이더 등의 변화구를 적재적소에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커브까지 추가해 총 5가지 변화구를 던지고 있다. 직구 하나도 견디기 힘든 마당에 그와 보조를 함께하는 변화구가 5개나 되다보니 오승환도 타자들을 상대하기가 한결 편할 수 밖에 없다.

많은 구종을 소화하는 마무리 투수는 극히 드물다. 대부분이 빠른 직구와 함께 강력한 결정구를 1~2개씩 가지고 있는 정도다. 하지만 구종이 많다고 해서 꼭 나쁘지도 않다. 원하는 곳으로 던질 수만 있다면 타자와의 수싸움에서 훨씬 이득을 볼 수 있다.

2년차를 맞아 일본 타자들이 오승환에게 어느 정도 적응을 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반대로 오승환 역시 일본 타자들에게 적응을 한 것 또한 맞는 말이다. ‘팔색조’가 된 오승환의 진화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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