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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0주년 특별 인터뷰] 10년차 박하선 “5년은 단아, 5년은 활발…다음은 뭐게요?”

[창간 10주년 특별 인터뷰] 박하선
배우 박하선(28)은 2005년 10월5일 SBS에서 첫 방송된 드라마 <사랑은 기적이 필요해>로 데뷔했다. 올해로 딱 활동 10주년이다. 스포츠경향이 그해 5월16일 창간했으니 박하선과 스포츠경향은 대중 앞에 같은 해 나섰다. 그가 드라마와 영화, 각종 체험 아이템 등으로 스포츠경향(구 스포츠칸) 지면에 등장한 것이 지금까지 딱 아홉 번이다. 10주년을 맞은 스포츠경향의 창간 인터뷰가 그와의 열 번째 만남인 셈이다. ‘10’과 ‘10’이 딱딱 맞아떨어지는 이 묘한 궁합, 박하선과 스포츠경향이 예사 관계(?)가 아닌 증거다. 그도 경향신문사 5층에 있는 사진 스튜디오에 들어서면서 “편하다”는 말부터 했다.

배우 박하선이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진행된 ‘스포츠경향’과의 창간 10주년 기념 인터뷰에 앞서 2008년 드라마 <왕과 나>가 실렸던 당시 스포츠칸 지면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이선명 인턴기자 57km@kyunghyang.com

“스튜디오가 예쁘고, 사진이 잘 나왔던 것 같아요. 여배우들은 기사 글이나 사진 때문에 상처받는 일도 생기는데 적어도 스포츠경향은 그런 일은 없었던 것 같아요. 따지고 보면 10년 만에 연예스포츠 대표 신문사로 자리 잡으신 거잖아요. 정말 축하드려요.”

스포츠경향이 자리를 잡는 과정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하지만 박하선의 연기생활도 그랬다. 배우 하지원의 영화 <키다리 아저씨> 행사 때문에 서울극장에 갔다 매니저에게 발탁됐던 그의 10년은 ‘단아함’과 ‘구르다’로 결론난다.

배우 박하선이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진행된 ‘스포츠경향’과의 창간 10주년 기념 인터뷰에 앞서 스포츠경향 창간 10주년을 축하하는 싸인지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이선명 인턴기자 57km@kyunghyang.com

“같은 장르의 영화나 드라마를 여러 번 보면 당연히 질리잖아요. 그런데 데뷔하고 5년을 넘게 ‘단아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신인이 뭘 잘 알겠어요. 그저 열심히 했죠. 그러다보니 사극도 하고 단막극도 하고 아침드라마도 했어요. MBC <동이> 이후에 서서히 저를 찾아주는 분들이 생겼죠.”

2010년 박하선이 연기했던 <동이>의 인현왕후 역은 단아함의 극치였다. 그는 <동이> 이후부터 조금씩 오디션을 덜 봐도 됐고, 심지어 작품을 고를 수도 있게 됐다. 하지만 사람은 여러가지 면이 있지 않은가. 그는 반복되는 그의 이미지를 깨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배우 박하선이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진행된 ‘스포츠경향’과의 창간 10주년 기념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이선명 인턴기자 57km@kyunghyang.com

“MBC 시트콤 <하이킥: 짧은다리의 역습>이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저도 웃기는 일 좋아하고 잘 할 수 있거든요. 사실 당시에 제가 작품을 가리거나 고른다는 소문도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김병욱 감독님께 감사드려요. 많은 분들이 보지 못한 제 안의 또 다른 면을 꺼내게 해주셨거든요.”

그는 <하이킥: 짧은다리의 역습>을 하면서 원 없이 망가졌다. 그의 또 다른 5년이 시작됐다. 그 다음부터는 발랄하고 활기찬 역할을 주로 연기했다. 그런데 단아함을 벗어던지자 열심히 뛰고 구르는 박하선이 그 안에서 나왔다. 그는 MBC <투윅스>, SBS <쓰리데이즈>를 통해 액션을 선보였고, 영화 <음치클리닉>을 통해서는 코믹 연기에 도전했다. SBS <유혹>까지 소화한 후의 그를 지금은 아무도 ‘단아함의 대명사’라고 하지 않는다. MBC <일밤-진짜 사나이> 여군특집 출연 이후에는 ‘장군의 손녀’라는 꽤 단단한 별칭도 붙었다. 이렇게 보니 정말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다.

배우 박하선이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진행된 ‘스포츠경향’과의 창간 10주년 기념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이선명 인턴기자 57km@kyunghyang.com

“정말 또 발랄하고 활기찬 쪽으로 가니까 군대로 끝을 봤네요.(웃음) 그래도 몸을 쓰는 일을 좋아해요. 학창시절을 돌아보면 결국 저는 책상 앞에서 뭔가를 할 성격은 아니었어요. 몸을 쓰자는 생각이 그래서 든 거고 끊임없이 뭔가에 도전할 수 있는 배우라는 직업은 제게는 참 좋은 일인 듯해요.”

그는 <일밤-진짜 사나이>를 포함해 지난해 9월부터 지금까지 작품을 쉬고 있다. ‘일을 안 하면 죽을 것 같은 병’에 걸려서 쉬지 않고 달려왔지만 지난해 연기가 갑자기 지긋지긋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연기를 하면 무조건 매달려야 하고 자신을 갉아먹는 박하선의 연기 스타일은 10년 동안 스스로를 축내고 있었던 셈이다. 신나고 단순하게 사는 일이 어느 누구든 쉬우랴마는 박하선은 마음을 단순하게 먹기로 했다. 요즘은 등산도 열심히 하고 가죽세공도 배우면서 삶을 즐기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배우 박하선이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진행된 ‘스포츠경향’과의 창간 10주년 기념 인터뷰에 앞서 스포츠경향 창간 10주년을 축하하는 싸인지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이선명 인턴기자 57km@kyunghyang.com

“25일부터 타블로씨가 진행하는 <꿈꾸는 라디오> 특별DJ에 도전해요. 1주일 동안 부스에 앉는데 뭔가 새로운 느낌을 받지 않을까 기대해요. 예전 차태현 선배와 함께 출연한 영화 <바보>를 찍을 때 촬영이 시작되는 신호와 함께 신세계가 열리는 경험을 했는데. 이번 라디오가 제게 어떤 새로운 세계를 줄지 상상하고 있어요.”

곧 서른을 앞둔 그는 ‘여배우는 서른부터’라고 생각하고 있다. 10년 전 “서른이 되기 전에 배우가 되지 않으면 죽을 각오였다”고 인터뷰에서 당차게 말하던 그는 일단 배우의 꿈은 이뤘다. 이제는 그 꿈을 더욱 가꿔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을 또 다른 10년 후를 위한 원동력으로 삼고자 한다.

배우 박하선이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진행된 ‘스포츠경향’과의 창간 10주년 기념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이선명 인턴기자 57km@kyunghyang.com

“다른 사람보다 고생한 한(恨)이 있었나 봐요. 그래서 좀 더 빨리 어른스러워진 것 같고. 이제는 단아와 발랄 극단을 가봤으니 똑똑한 인물을 연기하고 싶어요. 따지고 보니 의사 역할도 안 해봤네요. 일단 두 가지를 목표로 가겠습니다.”

사실 10년을 기점으로 하는 긴 호흡의 인터뷰는 박하선에게 어울리지 않았다. 그는 바라는 것은 얼른 이뤄야했고, 그런 이유로 평생의 소원인 ‘버킷 리스트’도 잘 만들지 않는 편이다. 잠시 숨을 고른 박하선은 또 다른 10년을 향해 달려갈 작정이다. 그 길에는 스포츠경향도 함께할 것이다. 박하선도 스포츠경향도 아직 보여주지 못한 것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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