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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0주년 특집 설문] 박용택, 누가 뭐래도 최고 ‘패셔니스타’

[창간 10주년 특집 설문] 최고 패셔니스타는 누구?
T·P·O(Time·Place·Occasion).

때와 장소와 상황에 따라 걸맞는 복장을 갖춘다는 패션 용어다. 패션도 전략인 요즘 사회 생활에 필수적인 개념이기도 하다.

그라운드에서 유니폼만 입어야 하는 프로야구 선수들이 패션 감각을 팬들에게 드러낼 방법은 많지 않다. 시즌을 마친 뒤 각종 시상식장에 정장 혹은 턱시도를 차려입고 나서는 것이 거의 전부다.

그런 가운데서도 팬들에게 이미 널리 알려진 패셔니스타가 박용택(36·LG)이다. 포털 사이트에 ‘박용택’을 입력하면 ‘박용택 패션’이 자동검색어로 완성될 정도다.

박용택이 지난 2013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한국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페어플레이상을 수상하고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유니폼을 몸에 맞게 수선해 입는 요즘 젊은 선수들의 센스도 ‘원조’는 박용택이다. 예쁘기로 유명한 LG의 줄무늬 유니폼에 ‘핏감’을 제대로 살린 박용택의 센스는 그라운드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전체 50명 선수 가운데 16명이 박용택을 프로야구 최고의 패셔니스타로 뽑았다. 어쩌면 1위를 예상하는 것이 가장 쉬운 설문이기도 했다.

박용택의 취미 자체가 패션이다. 전설의 미국 드라마 ‘섹스앤더시티’의 주인공 캐리 브래드쇼의 남자 버전이라고 해도 좋다.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는 쇼핑으로 시간을 보낸다. 이것저것 사모아 돈을 물 쓰듯 쓴다는 것이 아니다. 패션에 대해 이것저것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야구 외에 그가 즐겨하는 유일한 취미다.

매년 겨울 등장하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박용택은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낸다. 수트와 타이, 구두, 안경까지 분위기와 유행을 고려해 세심하게 골라 입고 나타난다.

박용택이 진정한 패셔니스타인 이유는 그의 머릿속에 있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한 박용택은 줄무늬로 포인트를 준 턱시도에 보타이를 매고 등장했다. 아주 화려하지는 않게, 하지만 점잖고 세련된 복장으로 참석했다. 해마다 아내와 함께 참석하던 골든글러브 시상식이었지만 지난해에는 스스로 수상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해 혼자 참석했다. “내가 상을 받지 못할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영화제도 수상자만 참석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운동선수의 시상식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옷차림에 신경을 쓰고 참석했다”고 말했다. 후보에 오르지 않으면 참석하는 일이 거의 없고, 후보에 올랐더라도 수상 가능성이 낮은 경우 불참하는 일이 많으며, 수상 가능성이 높은데도 개인적인 사유로 참석하지 않는 선수들이 많은 가운데 박용택의 뛰어난 패션감각은 더욱 반짝반짝 빛을 냈다.

박용택의 뒤를 잇는 패셔니스타로는 오재원(두산)이 5표를 받았다.

순위 안에 눈에 띄는 이름이 있다. 한 몸매 하는 현역 선수들만 뽑힌 패셔니스타 설문에서 넥센 염경엽 감독이 3위로 뽑혔다. 4표를 받았다.

많이 마른 몸매의 소유자인 염 감독은 특히 전지훈련 출국과 귀국 때마다 선보인 최절정 공항패션을 통해 중년의 매력을 물씬 풍기며 많은 팬들의 눈을 야구 외적으로도 즐겁게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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