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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쇼는 안 아픈데, 류현진은 왜 수술할까

류현진(28·LA 다저스)이 22일 결국 수술대에 오른다. 재활기간이 길고, 원상 복귀 가능성도 비교적 낮은 것으로 알려진 어깨 수술이다.

류현진은 2006년 KBO리그에 데뷔해 7시즌 동안 1269이닝, 투구수 1만9801개를 던졌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선 2시즌 동안 344이닝에 5513개를 던졌다. 1613이닝 동안 투구수 2만5314개다.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27)는 2008년 다저스에서 데뷔했다. 21일 현재 8시즌 동안 1429.1이닝, 2만2163개를 던졌다. 올시즌이 끝나면 류현진과 비슷한 이닝과 투구수를 기록한다.커쇼는 류현진 보다 한 시즌 적게 치렀는데 비슷한 숫자에 오른다. 그렇다면, 커쇼도 내년 시즌 어깨가 위험해지는 걸까.

커쇼는 데뷔 첫 해 였던 2008년 20세였다. 21경기에 선발 등판했고 선발 평균 투구수가 88개로 조절됐다. 반면 류현진은 데뷔 첫 해 19세였고, 28경기에 선발 등판해 2965개(평균 106개)를 던졌다. 20세였던 2007시즌에는 30경기에 선발 등판해 평균 112개를 던졌다.

류현진

투수의 어깨는 흔히 ‘분필’로 비유된다. 아무리 좋은 투구폼을 가진 투수라 하더라도 결국에는 닳아 없어진다는 뜻이다. 한 번 던질 때마다 ‘회복’을 고려한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게 메이저리그의 정설이다.

류현진은 국내에서 많이 던졌다. 메이저리그와 달리 5일 또는 6일을 쉬고 던지는 패턴이 많았지만, 한 번 등판해서 던지는 투구수가 많았다. 류현진은 23세였던 2010시즌에 선발 경기당 113개를 던졌다. 결국 2011시즌에는 선발로 18경기에만 등판하는 데 머물렀다. 당시에도 류현진은 어깨뼈인 견갑골 염증으로 한 달 이상 엔트리에서 빠져야 했다.

류현진-커쇼비교

경기 당 투구수가 120개를 넘기는 경우도 잦았다. 류현진은 데뷔 첫 해 4차례의 120구 이상 투구가 있었고 2007년과 2009년에는 무려 9번이나 120개를 넘게 던졌다.

반면 커쇼는 데뷔 이후 120개를 넘긴 투구가 딱 5번이다. 첫번째 120구 이상 투구가 23세였던 2011년이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진출 2시즌 동안 한 번도 120개를 넘게 던진 적이 없었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체격과 체력 모두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지만 올시즌 선발 투수가 120구 이상 던진 경우는 4번밖에 나오지 않았다.

류현진은 국내 어떤 투수보다 유연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투구 동작에도 무리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었다. 비교적 휴식일도 잘 지켜진 편이었다. 그러나 커쇼와 비교했을 때 경기당 투구수가 확실히 많았고, 120구 이상 투구도 잦았다.

류현진의 어깨 수술 원인을 단정짓기를 어렵지만 선발투수들의 투구수 관리는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프로 데뷔 초기, 나이 어린 선수들의 투구수 관리는 더 중요하다. 넥센은 지난 시즌 19세 고졸 신인 투수 하영민의 1군 투구를 62.1이닝 1114개에서 멈추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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