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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 효과’ ML 스카우트들이 몰려온다

목동 구장 백네트 뒤가 분주하다. 날카로운 눈초리로 KBO리그 야구를 관찰하는 이들이 늘었다. 올시즌 넥센의 모든 경기에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찾아오는 중이다.

‘강정호 효과’다. 강정호(28)는 피츠버그에서 사실상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다. 강정호는 지난 21일 경기에서 안타 3개를 몰아치며 타율을 3할1푼3리로 끌어올렸다. 홈런 2개와 함께 장타율도 0.450으로 나쁘지 않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KBO리그 출신 타자가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활짝 열었다.

넥센 박병호.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강정호의 포스팅 비용을 포함한 몸값 1600만달러는 비교적 싼 편이다. 싼 가격에 이정도 타자를 구할 수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덕분에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눈이 KBO리그를 향하고 있다.

제1순위는 올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3년 연속 홈런왕 박병호다. 박병호는 올시즌이 끝나면 해외진출 자격을 얻는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입찰 경쟁’을 펼쳐야 하는 메이저리그 구단으로서는 보다 면밀한 조사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넥센 구단 관계자는 “모든 경기에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방문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자리를 요청했던 메이저리그 팀이 모두 12팀이었다”고 말했다. 박병호를 살핀 12개 팀은 샌디에이고, 미네소타, 애틀랜타, 클리블랜드, 보스턴, 필라델피아, 시카고 컵스, 텍사스, 볼티모어, 워싱턴 등이다. 류현진이 뛰고 있는 LA 다저스, 강정호가 뛰고 있는 피츠버그도 다녀갔다.

22일과 23일 목동에서 넥센과 NC의 경기가 열리는데 이미 4개 구단이 보러오겠다고 신청을 했다. LA 다저스를 비롯, 보스턴과 애틀랜타, 시카고 컵스다. 24일에는 샌디에이고가 또 박병호를 살피러 목동 구장을 찾는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했다 실패한 SK 김광현과 KIA 양현종도 ML 스카우트들의 관찰 대상이다. 김광현, 양현종 모두 선발 등판할 때마다 2~3개 팀이 유심히 살피고 있다.

올시즌이 끝나고 FA 자격을 얻는 두산 김현수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최근 몇몇 구단 스카우트가 잠실 구장을 찾아 김현수의 플레이를 살폈다. 올시즌 뒤 해외진출 자격이 생기는 삼성 최형우 역시 몇몇 구단이 영입 후보군에 명단을 올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류현진과 강정호의 성공이 ML 스카우트들의 눈을 KBO리그로 향하게 만드는 중이다. 고교 선수들의 이른 진출과 이에 따른 성공사례가 추신수로 한정되는데 반해 KBO리그를 거친 선수들이 성공을 보여주면서 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커진 상황이다. 다만, KBO리그 스타들의 연이은 해외야구 진출은 KBO리그의 위축을 낳을 수도 있는 우려 역시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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