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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칫국 사절…‘6월 항쟁’ 준비중

그렇게 운을 떼면 누구라도 비슷하게 반응한다.

김태형 감독부터 선수 김현수까지, 또 김승영 사장을 비롯한 프런트 대부분이 두산이라는 한 울타리에서 같은 느낌으로 답한다.

“여전히 초반이지만, 순항하고 있다”는 물음에 이들은 손사래부터 친다. “뭐 아직…, 6월 이후 또 7월을 봐야죠.”

사실, 여름이 승부처라는 것은 두산에게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두산에게 6월은 특별하다.

두산 양의지(오른쪽)과 김재환.

두산은 지난해 6월, 등골이 오싹한 시간을 보냈다. 5월까지는 28승20패(0.583)로 그런대로 괜찮은 레이스를 했다. 5월까지 팀타율을 무려 3할1푼1리까지 끌어올리며 팀방어율이 중하위권에 머문 마운드 열세를 만회하고 3위로 6월을 맞았다.

그러나 6월의 문턱은 벼랑이었다. 두산은 추락했다. 6월 한달 동안 5승15패, 승률 2할5푼으로 무너졌다. 월간 성적 최하위로 팀 순위에서도 4강 밖으로 밀려났다. 불안했던 마운드가 결국 큰 짐이 되고 말았다. 월간 방어율 7.06으로 마운드 곳곳에 상처가 났다.

두산 관계자들은 지난해 초여름의 아픔을 아주 선명히 기억한다. 올해는 그 아픔을 거듭하지 않기 위해 ‘냉정’을 가슴에 담고 6월 맞이를 하고 있다.

두산은 25일 현재 25승16패, 승률 6할1푼으로 2위 삼성을 게임차 없이 살짝 밀어내고 선두를 내달리고 있다. 그야말로 한발짝 선두 경쟁을 하고 있는 가운데 두산은 마운드와 타선을 재정비하며 새 계절을 맞고 있다.

일단 불펜은 마무리 노경은-셋업맨 윤명준 체제로 전환했다. 노경은은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턱 부상을 입은 여파로 지난 4월말에야 1군에 합류했지만, 5월 중순으로 넘어가며 특유의 구위를 찾고 있다. 지난 22일 잠실 SK전에서는 1점차 리드 상황에서 등판해 1.2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터프 세이브’를 기록했다.

노경은은 “공을 놓을 때 지난해에는 못느꼈던 감을 찾았다. ‘세게’ 던지려던 느낌을 ‘빠르게’로 바꿨는데 그러면서 종속이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노경은이 믿음직한 마무리 역할을 해준다면 두산은 ‘천군만마’를 얻은 것처럼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두산이 삼성과 SK 등 우승후보군에서 유일하지만 두드러지게 밀리는 것은 불펜과 마무리 전력이었다. 자리 바꿈을 한 노경은과 윤명준이 자리를 잡으면서 이재우와 함덕주, 이현호 등 불펜 지원군 등이 부담을 줄이며 나눠맡기를 해준다면 지난해처럼 여름 체력전에서 밀려날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여기에 좌완 이현승을 6월 중으로 가세시킬 계산을 하고 있다. 이현승은 왼손 중지 미세골절로 시범경기 이후 재활을 해왔는데 차분히 복귀절차를 밟아가고 있다. 김 감독은 두산 투수진 전체를 보고 이현승 보직을 결정할 예정이다. 선발이든 불펜이든 여름을 앞둔 두산 투수력에 힘이 될 전망이다.

두산은 지난 주말 SK와 잠실 3연전을 모두 쓸어담으며 불펜 방어율 0을 기록했다. 3경기에서 8.1이닝 동안 4안타만 맞으며 1실점(비자책)으로 틀어막았다. 일단 긍정적 신호가 들어왔다.

두산은 더불어 지난 18일 타격감 조율을 위해 2군으로 보낸 홍성흔을 이달 말 1군으로 불러올리고, 외국인타자 잭 루츠의 빈자리를 메울 새 외국인타자와 함께 6월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우승을 목표로 뛰고 있는 두산의 ‘6월 항쟁’이 비로소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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