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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경기 득점이 62점 ‘투저’현상 심상찮다

리그 확대로 방어율 올라가

휴식일 없어 투수 체력저하

새얼굴 없는 마운드도 문제

지난 20일 잠실 경기에서는 삼성이 두산을 상대로 무려 25점을 냈다. KBO리그 역대 한 경기 팀 최다 득점 2위 기록이었다. 한 번에 그치지 않았다. 이틀 뒤인 22일 사직 경기에서는 LG가 20점, 롯데가 12점을 뽑았다. 그 다음 날에는 롯데가 19점, LG가 11점을 냈다. 2경기에서 나온 득점이 무려 62점이었다.

25일까지 KBO리그 전체의 방어율은 4.83이다. 지난해 리그 방어율 5.21과 비교하면 많이 낮아진 수치지만 최근 흐름이 심상치 않다.

4월까지 리그 방어율은 4.70이었는데 차츰 높아지고 있는 중이다. 5월 1일 이후 리그 방어율은 4.99로 높아졌다. 5월 10일 이후 치러진 61경기에서 리그 방어율은 5.27로 더욱 치솟았다.

한 팀이 15점 이상을 뽑아내는 경기 수도 지난해부터 크게 늘었다. 2013시즌 11경기였던 한 팀 15득점 이상 경기가 지난 시즌 34번으로 크게 늘었다. 올시즌 역시 시즌의 31%를 치른 가운데 벌써 9경기다. 시즌 종료 시점에는 30경기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의 타고투저 현상이 그다지 완화되지 않는 모양새다. KT가 1군 무대에 합류함으로써 ‘리그 확대’에 따른 ‘투저’ 현상이 이어졌다. 메이저리그 역시 리그 확대 때는 리그 전체의 방어율이 높아진다.

리그 마운드의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외부 조건’이 존재한다. 지난해까지 ‘완충 작용’을 해 왔던 휴식일이 사라진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예년보다 일찍 더워진 날씨도 투수들의 체력을 떨어뜨린다. 무엇보다 144경기라는 장기 레이스가 마운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3가지 조건이 리그 마운드를 거덜 낼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효봉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은 “휴식일이 없기 때문에 지난 시즌처럼 ‘충전’할 시간이 없다. 개막 두 달이 가까워오면서 투수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선발 투수도 문제지만, 이기는 경기에 승리조 투입이 많아지면서 불펜 부담이 커졌다. 8위까지 승률 5할인 리그 순위의 기현상이 각 팀 승리조 불펜 투수들을 더욱 지치게 만든다.

4월에 비가 잦으면서 ‘호흡 조절’이 가능했던 마운드가 5월 들어 비가 줄면서 일정이 빡빡해졌다. 벌써 ‘폭염주의보’가 내려지기 시작한 날씨 역시 마운드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 위원은 “외부 조건을 빼고라도, 마운드에 새 얼굴들이 나오지 않는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최근 3년간 리그에 새로 수혈된 토종 선발 투수가 손에 꼽을 정도다. SK 윤희상, 두산 유희관, NC 이재학 정도다. 지난해 가능성을 보였던 한화 이태양은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올시즌 새 선발 투수로는 차우찬 정도가 유일한다. 당초 스윙맨으로 뛰었기 때문에 ‘새 선발’이라고 보기 어렵다.

기대를 모았던 외국인 투수 역시 롯데의 린드블럼, SK 켈리, 삼성 피가로 등을 제외하면 리그 마운드에 힘을 실어 줄 투수가 눈에 띄지 않는다. 지난해까지 잘 했던 ‘구관’들 역시 예년만 못하다.

리그 전체의 마운드가 바닥 나고 있다. 빡빡한 경기 일정 등 외부 조건들은 마운드를 더욱 힘들게 만든다. 투타 불균형 해소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할 때가 다가오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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