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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걸그룹 못지 않은 인기, 여성댄스팀 ‘웨이브야’를 아시나요?

1억4996만.

한국의 한 여성댄스 팀이 기록하고 있는 유튜브 조회수다.

2인조 여성댄스 팀 ‘웨이브야’(Waveya)는 세계 최대의 인터넷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서 인기 걸 그룹 못 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한국 여성댄스 팀이다.

웨이브야 미유(왼쪽)과 아리 사진|웨이브야 제공

웨이브야의 강남스타일 커버댄스 영상은 14일 현재 누적 조회 수가 1억4996만으로 1억5천만 돌파를 앞두고 있다.

웬만한 인기 아이돌 그룹의 뮤직비디오보다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는 웨이브야를 10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웨이브야의 연습실에서 만났다.

웨이브야는 친 자매인 아리와 미유로 구성된 2인조 여성댄스 팀이다.

“364일 붙어있어요. 서로 무슨 생각을 하는 지 훤히 알 수 있죠”

왜 364일 이냐고 묻자 “떨어져있는 시간을 다 합쳐 보면 하루 정도 되지 않을까 싶어서..”라고 답하는 사이다.

“어렸을 때부터 TV에 나오는 가수들의 댄스를 따라 추곤 했어요. 그게 너무 재미있었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자매는 서로 의지하며 지냈다고 한다. 춤은 이들에게 돈 안들이고 할 수 있는 유일한 취미 생활이자 탈출구였다.

“2006년 어느 날 우리가 춤추는 영상을 촬영해 한 포털 사이트의 동영상 사이트에 올렸는데 반응이 엄청난 거에요. 순식간에 수백 개의 응원 댓글이 달리는데 왠지 모르게 떨리고 또 기뻤어요”

여성댄스팀 웨이브야(아리,미유)가 10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연습실에서 인터뷰 중 밝게 웃고 있다. 사진|이충진 기자 hot@kyunghyang.com

이후로 춤을 배우겠다는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했고 본격적인 댄스 교실을 열었다.

그러다 2011년 웨이브야를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한 사건이 일어났다.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커버댄스한 영상이 유튜브에서 엄청난 인기를 끈 것. 이 후로 웨이브야의 영상은 올리는 족족 수천 개의 댓글이 달리며 인기를 끌었다.

현재 유튜브에 개설된 웨이브야 채널의 총 조회수는 4억6천만에 이른다.

상황이 이쯤 되자 하루에도 몇 통씩 세계 각국의 댄스 팀으로부터 함께 작업을 해 보자는 메일이 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리와 미유는 일일이 감사 답장을 하면서도 이들의 요청을 정중히 거절했다.

“아직 여물지 않은 현재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어요. 언젠가 기회가 올 꺼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기회는 다시 찾아왔다.

미국의 한 엔터테인먼트회사에서 초청장이 온 것. 그 해 텍사스에서 열리는 대형 애니메이션 컨벤션 ‘아니메 마츠리’에 공연팀으로 초대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고민 끝에 아리와 미유는 미국 행 비행기에 올랐다.

유튜브 영상의 힘은 대단했다. 공항에서부터 많은 팬들이 웨이브야를 환호하며 반겨줬다.

마치 인기 걸그룹이 된 것 같은 기분에 온 몸이 떨렸다고 한다.

“여기 저기서 저희 얼굴을 알아보시고 ‘웨이브야’ 하고 외쳐주시는 거에요. 마치 인기 스타가 된 것 같은 기분에 우쭐했어요”

웨이브야의 인기는 계속됐다.

올해 초에는 벨기에의 유명 뮤직비디오 감독 라프 레인톈스 감독이 작업을 제안, 촬영 팀이 직접 한국까지 날아와서 웨이브야의 댄스를 촬영해갔다.

이 영상은 ‘B-클래식’이란 음악 페스티벌을 개최하며 만든 홍보영상으로 현지에서는 물론 미국의 CNN과 영국의 BBC에도 소개 될 만큼 유명세를 탔다.

“엉덩이를 흔드는 트월킹이라는 댄스였는데 제 동생 미유가 전문이에요”.

아리의 말에 미유가 수줍게 웃었다.

“그게 ‘그 쪽’에서는 인기가 있었나 봐요”

웨이브야 ‘트월킹’ 사진|유튜브 영상 갈무리

웨이브야의 해외 인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들은 최근 폴란드 출신의 인기 그룹이자 DJ 부에노 클리닉(Bueno Clinic)으로부터 메일을 받았다고 했다.

“세상에 글쎄…부에노 클리닉이 자신의 신곡에 넣을 영상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을 하는 거에요”

처음엔 너무 유명한 사람이라 거짓말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계속되는 이메일에 이들은 영상채팅을 제안했다.

“얼굴을 보여달라고 했죠. 못 믿겠다고. 그랬는데 진짜 승낙을 한 거에요. 영상채팅 프로그램을 통해 화면을 보니 인터넷에서 찾아 본 그 사람이 진짜 맞더라 구요. 너무 죄송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흥분됐어요”

이렇게 촬영한 영상은 현재 부에노 클리닉의 뮤직비디오에 삽입 돼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웨이브야 미유 사진|웨이브야 제공

해외에서 이렇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웨이브야 지만 정작 한국에서는 이들에 대한 평이 그리 좋지는 않은 편이다.

웨이브야의 영상 아래에는 한글로 된 악플이 빠지지 않고 달려있다. 굳이 찾으려 하지 않아도 쉽게 눈에 띄었다.

“신체 부위를 적나라하게 표현하며 욕을 하는 악플에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너무 속이 상해 경찰에 신고한 후 몇 달을 기다려 만난 범인은 아직 학생신분의 미성년자였다고 한다.

“막상 얼굴을 마주하니까 헛웃음만 나오더라구요. 뭐 어쩌겠어요. 용서 하는 것으로…”

아리가 회상하며 속상해 하자 동생 미유는 밝게 웃으며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아버지가 너희 이러는 거 아시냐는 댓글은 안 달았으면 좋겠어요. 저희 영상을 가장 먼저 모니터링해 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분이 우리 아버지거든요. 아버지 사랑해요~”.

지난 4월 웨이브야는 미국 할리우드에 위치한 세계적인 댄스전문메니지먼트회사 ’댄스 온‘과 계약했다. 미국 내 활동을 보장하고 지원하는 꽤 괜찮은 계약이다.

단순히 다른 가수의 댄스를 흉내내는 커버댄스팀에서 벗어나 전문 댄스팀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의 결과다. 이들이 직접 창작해 공개한 안무영상은 현재 까지 수십 개에 이른다.

웨이브야 아리 사진|웨이브야 제공

“우리가 잘 하는 춤을 추려고 노력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우리 만의 춤들이 생겨난 것 같아요”

언니 아리는 동생 미유가, 동생 미유는 언니 아리가 세상에서 가장 고마운 사람이라는 웨이브야.

앞으로 전문 매니지먼트를 통해 국내외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게 될 한국 여성댄스팀 웨이브야의 시작은 이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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