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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승’ 손민한, NC이기에 가능했다

NC 손민한.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120승까지 할 수 없는 나이에 기록을 달성했는데, 하다 보니까 이렇게 됐다. 이때까지 할 수 있는게 감사하다.”

NC 손민한(40)은 24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5이닝 무실점 호투로 팀의 8-1 승리를 이끌며 시즌 8승, 개인통산 120승을 달성한 뒤 이렇게 말했다.

이날 KIA 서재응과의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고령 선발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가운데 ‘형님’인 손민한이 승리를 따냈다. 또한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13번째로 120승 고지를 밟은 투수가 됐다.

경기 후 손민한은 “긴 이닝을 던지지 못하다 보니까 부족한 면이 많다”며 “그런데도 승리를 하는 것은 뒤에 나가는 투수와 타자의 지원이 있기 때문”이라고 승리의 공을 돌렸다. 그러면서 “그래서 후배 동료에게 늘 미안하고 고맙다”고 강조했다.

손민한이 대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은 NC였기에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싶었던 손민한에게 먼저 손을 내민 팀이 NC였다. 부상과 부진이 겹쳐 2011년 종료 후 롯데에서 방출된 손민한은 프로야구선수협회 문제까지 불거져 야구 인생의 기로에 서기도 했다. 순탄치 못한 과정을 거친 후 손민한은 2013년부터 NC 전력에 합류했다.

그리고 손민한은 재기에 성공했다.

신생팀이기에 손민한은 선발 등판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복귀 후 첫 달인 6월부터 호투해 월간 MVP를 수상했다. 2014시즌에는 주로 불펜으로 뛰면서 52경기에 뛰면서 4승 4패 1세이브 9홀드 방어율 3.54의 성적을 냈다.

올시즌을 앞두고 손민한은 다시 선발 투수로 돌아왔다. NC가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가 줄어들면서 토종 선발 투수가 필요했다. 또한 손민한에게도 매일 대기해야하는 불펜 투수보다는 컨디션 조절이 더 용이한 선발이 더 어울렸다.

NC 김경문 감독 역시 손민한의 나이를 고려해 특별 관리를 했다. 손민한으로 시즌을 소화하려면 체력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앞서 손민한은 4월 말과 5월 중순 두 차례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며 열흘간의 휴식기를 가지기도 했다. 또한 김 감독은 손민한이 더 던질 수 있을 때에도 5이닝까지만 맡겨놓는다.

덕분에 손민한은 나이를 무색하게 만드는 활약을 하고 있다. 노련한 제구력과 경기 운용 능력, 그리고 빠른 템포를 앞세워 NC의 마운드를 단단히 하고 있다. 손민한이 5회까지 막아주면 불펜도 그의 승리를 지킨다. 이제 손민한은 2008년 이후 7년만에 두자릿 수 승수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NC 역시 손민한의 활약으로 올시즌 마운드의 고민을 덜고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NC와 손민한의 궁합이 잘 맞았기에 나온 결과다.

손민한은 이호준과 함께 베테랑으로서 팀의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지만 자신을 낮췄다. 그는 “후배들에게 내가 도움을 준다기 보다 후배들에게 도움을 받고 있고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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