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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 선언한 황선홍…“FC서울 기다려라”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 황선홍 감독은 요즘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한다. 부진을 털어내면서 정상궤도에 올라섰기 때문이다.

한때 바닥으로 추락하는 듯했던 성적도 자연스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K리그에선 우승을 노릴 수 있는 3위에 올랐고, FA컵에선 8강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황 감독은 “시즌 초반에는 잠시 흔들렸지만, 이젠 기대해도 좋다”고 힘주어 말했다.

들쭉날쭉한 경기력이 고민이었던 제로톱이 점차 살아난 게 큰 힘이 됐다. 예년의 세밀함을 잃은 게 문제였지만, 완성도를 끌어올려줄 수 있는 ‘키’가 나타났다. 지난 2년간 카타르에서 임대 선수로 활약한 전천후 미드필더 신진호(27)가 주인공이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신진호는 중앙 미드필더가 본업이지만 섀도우 스트라이커부터 측면 날개까지 공격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 능력을 자랑한다. 포항 유스 출신인 신진호는 김승대를 비롯해 손준호, 문창진 등과 찰떡호흡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황 감독은 “경험이 풍부한 진호가 어린 후배들을 잘 이끌어주면 우린 더욱 강해진다”고 활짝 웃었다.

강팀의 또 다른 지표라는 팀내 경쟁구도도 뜨겁다. 주장인 황지수도 주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니 어린 후배들로선 훈련마다 구슬땀을 쏟을 수밖에 없다. 황 감독은 “굳이 선수 기용을 바꿀 필요는 없겠지만, 진호가 (문)창진이나 (김)승대 자리에도 들어갈 수 있으니 훈련 효과가 높다”고 말했다.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질긴 악연을 자랑했던 FC서울과 FA컵 8강에서 만났다는 소식에 선수들이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다. 지난해 포항은 한해 농사가 걸린 대회마다 서울에 물을 먹었다. FA컵 8강에선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2-4로 졌고,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8강에서는 1·2차전을 모두 0-0으로 비겨 치른 승부차기에서 또 0-3으로 졌다. 시즌 막바지에는 서울에 3위를 내주며 ACL 출전권까지 뺏겼다. 황 감독이 “서울 최용수 감독의 얼굴만 봐도 화가 난다”고 농담을 섞어 말한 배경이다. 올해 개막을 앞두고 공개적으로 ‘타도 서울’을 외쳤던 황 감독은 7월 22일 서울 원정으로 치를 FA컵 8강전을 통해 포항의 부활을 천명할 생각이다. 황 감독은 “올해 K리그에서 서울에 한 경기 이겼지만, 아직 만족할 수는 없다”며 “FA컵을 통해 포항의 진면목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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