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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홈런 레이스…토종vs용병 2파전 누가 웃나

넥센 박병호.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본격적인 여름에 접어들면서 홈런 레이스도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28일 사직 롯데전에서 넥센 중심 타자 박병호(29)가 불을 당겼다.

박병호는 3회 롯데 선발 이상화를 상대로 시즌 24번째 홈런을 뽑아냈다. 벤치에 있는 롯데 강민호 앞에서 홈런을 뽑아낸 박병호는 공동 선두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롯데 강민호. 롯데 제공

29일 현재 박병호, 강민호가 홈런 선두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타자들이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삼성 외국인 타자 야마이코 나바로가 23홈런, NC 에릭 테임즈는 22홈런을 기록 중이다.

어느 누가 독보적으로 앞서지 않고 엎치락 뒤치락했다. 홈런 하나로 순위가 바뀌는 양상이다. 시즌 초반에는 나바로와 테임즈의 2파전으로 굳혀졌다가 박병호와 강민호가 치고 나오면서 토종 타자들과 외국인 타자들의 맞대결로 압축됐다.

토종타자인 박병호와 강민호는 홈런왕으로 ‘첫 기록’에 도전장을 내민다.

삼성 나바로.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많이 먹는다’라는 말처럼 박병호는 ‘홈런왕’의 맛을 안다. 지난 2012시즌 31홈런으로 생애 첫 홈런왕을 차지한 박병호는 이후 3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했다. 지난 시즌에는 52홈런으로 11년 만에 50홈런 시대를 열었다. 이승엽이 지목한 400홈런 후계자이기도 하다.

올시즌 박병호가 홈런왕을 차지한다면 KBO리그 최초로 4년 연속 홈런왕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앞서 1983~1985년 이만수(삼성), 1990~1992년 장종훈(빙그레), 2001~2003년 이승엽(삼성) 등이 3년 연속 홈런왕을 달성한 바 있다.

1루 수비를 맡고 있어 다른 후보들과 비교했을 때 체력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올시즌에도 전경기 출장 기록을 이어가길 원하는 박병호가 페이스만 유지한다면 올해에도 50홈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NC 테임즈.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지난 2시즌동안 부진했던 강민호는 올해 명예회복을 위해 달라졌다. 비시즌동안 많은 땀을 흘렸던 강민호는 ‘원조 홈런왕’ 장종훈 타격 코치의 지도 아래에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이미 자신의 최고 기록이었던 2010년을 넘어선 강민호는 포수 홈런왕 계보를 이어가려 하고 있다.

강민호가 홈런왕을 차지한다면 프로 데뷔 처음으로 이 부문 타이틀을 얻게 된다. 이만수(전 삼성·1983~1985년), 박경완(전 SK·2000년, 2004년) 이후 11년 만에 포수로서 홈런왕을 차지하게 된다.

다만 포수라는 포지션이 취약점이다. 체력 소모가 가장 큰 포수를 맡으면서 타격감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지난해 팀의 ‘효자 용병’으로 활약했던 나바로와 테임즈는 2005년 현대 래리 서튼(35개) 이후 10년만의 외국인 홈런왕을 노리고 있다.

삼성 나바로는 타율은 2할5푼5리(275타수 70안타)에 불과하지만 홈런은 23개나 된다.

지난 4월에는 22개의 안타를 쳤는데 이 중 절반이 홈런이었다. 5월에는 31개의 안타 중 6개가 홈런이었지만 6월에는 17개의 안타 중 6개가 담장을 넘어갔다. 타율은 낮지만 맞았다하면 장타가 나오면서 홈런 부문에서 선두권을 달릴 수 있었다.

홈런도 좋지만 남은 시즌 동안 타격감 회복이 관건이다. 나바로는 6월 20경기에서 타율 2할을 기록했다. 나바로가 타격감까지 끌어올린다면 홈런 레이스에서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근육질의 상체를 자랑하는 테임즈는 올해에는 더 장타력을 높이고 있다. 웨이트 트레이닝과 유연성을 기르는 운동을 병행한 테임즈는 NC의 4번 타자로서 홈런을 뽑아내고 있다.

테임즈로서는 NC 타선에서 도와줄 이들이 많다. 3번 나성범, 5번 이호준으로 중심 타선이 형성된 가운데 투수와의 승부가 걸린다면 얼마든지 홈런으로 넘길 수 있다.

정규시즌이 반환점을 돈 가운데 홈런 레이스에서 토종 타자들과 외인 타자들의 자존심 싸움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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