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탈보트·유먼, 한화 용병투수 6년 잔혹사 끊을까

적어도 가을야구 티켓을 노리는 팀이라면 외국인선발 2명을 쓰면서 그들이 합작 20승 남짓은 거둬주기를 바란다. 2011년 이후 삼성의 통합 4연패를 이루고 5연패에 도전중인 류중일 감독은 기대값을 살짝 더 올린다. 외국인선발 합작 승수의 기준점을 25승으로 잡는다. 지난해 삼성 외국인투수 밴덴헐크와 마틴의 합작 승수는 그에 3승이 모자란 22승이었다.

그러고 보면 한화 마운드의 외국인투수들은 그간 참 초라했다.

성적이 바닥에 머문 지난 6년간 마운드에 ‘외풍’이 시원하게 분 적이 없다. 바티스타와 이브랜드가 선발 마운드에서 버틴 2013년 13승을 거둔 것이 그 기간 최고 성적으로 몇 시즌은 합작 두자릿수 승수를 확보하기조차 쉽지 않았다.

한화 탈보트와 유먼(왼쪽부터).

앨버스와 클레이, 타투스코가 바통을 주고 받으며 버틴 지난해 합작 11승에 머물렀고, 데폴라와 바티스타, 오넬리 등이 등장한 2011년에도 고작 8승을 거둔 것이 전부였다.

이들 스스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하기도 했지만, 팀이 워낙 약했던 탓에 승수 추가에 실패하며 서서히 주저앉는 경우도 없지 않았다.

어쩌면 올해 한화는 외국인투수 ‘잔혹사’와도 사투를 벌이고 있다.

우완 탈보트와 좌완 유먼은 전반기를 보내며 벼랑 끝에 한두 차례씩 다녀온 뒤 제자리를 잡고 있다. 탈보트는 7승4패 평균자책점 4.95를 기록하고 있고, 유먼은 4승5패 평균자책점 4.52를 기록중이다. 무엇보다 최근 페이스가 오름세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이 한화로선 긍정적이다.

탈보트는 6월 이후 6차례 등판에서 1차례 완투승 포함, 4승1패 평균자책점 2.65를 달리고 있다. 유먼도 6월 성적이 3승1패 3.20으로 안정적이다. 두 선수는 11승을 합작한 가운데 6월에만 7승을 나눴다.

이에 한화 역시 반환점을 돌며 페이스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대부분 팀이 바라는 합작 20승 남짓의 수치를 받아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탈보트를 두고는 “아직 80%”라고 했다. 남은 20%는 제구에서 찾았다. 제구가 조금 더 정교해지면 더 나아질 소지가 많다는 시각을 담았다. 유먼을 놓고는 매경기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릴리스 포인트를 찾아가고 있는 것에 점수를 주고 있다.

한화 역시 외국인선수를 두고 다른 팀에 그다지 밀리지 않는 시절이 있었다.

1999년부터 2000년대 초중반까지 외야를 누빈 데이비스를 추억으로 돌리더라도 2007년 11승의 세드릭과 타율 3할2푼1리에 22홈런의 크루즈와 함께 했던 시절, 2008년 31세이브를 기록한 토마스와 용병으로 20(홈런)-20(도루)을 이룬 클락이 있던 시절은 그럭저럭 외국인선수 존재감이 뚜렷했다.

모건과 폭스로 이어진 타자 쪽에서는 올해도 암울한 상황. 그러나 여름 들어 투수 쪽에서는 이마에 닿는 산들 바람이 솔솔 불고 있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