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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해결 안된 선발진, 깊어가는 염경엽의 고민

올해도 넥센의 최대 고민은 선발진이다. 염경엽 넥센 감독의 고민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넥센은 1일 선발로 왼손 금민철을 내세웠다. 올 시즌 첫 선발등판이다. 그러면서 2일 선발로는 우완 문성현을 예고했다. 파격적인 기용이다.

사실 이는 염 감독의 고육지책이라고 할 수 있다. 넥센은 올 시즌을 준비하며 앤디 밴헤켄과 라이언 피어밴드, 한현희, 문성현으로 4선발을 구성하고 5선발 한 자리에 여러 투수를 돌려가며 쓰려고 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실망이었다. 밴헤켄과 피어밴드가 자기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켜주고 있지만 나머지 토종 투수들이 전부 실망감만 안겼다. 불펜에서 선발로 전환한 한현희는 7승(3패)을 거두고 있지만, 방어율은 5.61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문성현은 3패 방어율 6.42로 더 부진하다.

그나마 노장 송신영이 6승이나 챙겨주면서 그럭저럭 버틸 수 있었지만, 송신영도 현재 어깨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김동준, 김택형은 아직 더 경험을 쌓아야 하는 투수들이다. 현재 넥센 선발진은 밴헤켄과 피어밴드를 제외한 나머지 3자리가 고정돼 있지 않다고 봐도 무방하다. 염 감독은 “우리 선발투수는 상대가 쉽사리 예측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웃었지만, 웃음 속에 묻어나는 고민까지 지울 수는 없었다.

넥센은 창단 첫 한국시리즈에 올랐던 지난해에도 선발투수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다. 브랜든 나이트와 밴헤켄, 문성현, 오재영으로 로테이션을 꾸리고 시즌을 시작했지만 나이트가 좀처럼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문성현과 오재영도 걷잡을 수 없이 흔들렸다. 결국 문성현과 오재영을 두 달간 2군에서 다시 수업받게 하고 나이트를 방출했다.

다행히 나이트 대신 들어온 소사가 시즌 중반부터 로테이션의 한 축을 단단히 잡아줬고 돌아온 문성현과 오재영도 나아진 모습을 보이면서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치기는 했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외국인 투수 외에 확신을 줄 만한 토종 투수가 없어 소사와 밴헤켄, 오재영으로 이어지는 3인 로테이션을 써야 했다. LG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통했던 이 전략은 더 강한 선발진을 가진 삼성을 만난 한국시리즈에서는 결국 한계를 보였다.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만약 넥센이 포스트시즌에 올라갈 경우 자칫하다가는 지난해보다 더 어려운 단기전을 치러야 할 수도 있다.

염 감독은 “후반기는 우리가 승부를 걸어야 한다. 이길 수 있는 세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발진이 전반기보다 조금이라도 더 안정될 수 있다면 적어도 정규시즌 마무리는 잘 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 과제가 어렵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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