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N사들도 앞다퉈 수입…중국게임의 심상치않은 ‘동점’

중국 게임의 ‘동점’(東漸)이 심상치 않다.

2~3년전 만해도 한 수 아래로 치부되던 중국산 게임을 시장에서 보는 것은 어느덧 자연스러운 현상이 됐다. 특히 ‘N사’로 통칭되는 국내 간판 게임사들도 앞다퉈 들여올 만큼 중국 게임의 실력은 이미 한국과 대등한 수준이 됐다. 한국 게임 베끼기에 바빴던 중국 게임이 거꾸로 한국을 위협할 만큼 급성장했다는 평가다.

■N사들도 앞다퉈 수입

한국산 게임을 수입해 서비스하며 덩치를 키운 중국 게임산업이 불린 덩치를 앞세워 한국을 압박한 지는 이미 오래. 2011년 한국을 추월한 중국 게임산업은 지난 2013년 15조원 규모로 우리의 1.5배(콘텐츠진흥원 자료)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전에는 거대한 시장을 배경으로 자국에 수출된 게임의 서비스를 통해 한국 업체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최근에는 자국 게임의 수출을 통해 한국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게임의 본격적인 동진을 알린 것은 <뮤 오리진>과 <도탑전기>다. 특히 국산 게임 <뮤 온라인>을 기반으로 만든 게임이기는 하지만, 중국에서 빅 히트를 기록한 뒤 역수입돼 국내에서도 대박을 냈다.

중국 게임의 약진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은 또 있다. 한국 게임을 대표하는 ‘N사’들까지 중국 게임 수입경쟁에 가세했다는 점이다.

넥슨은 지난해 <삼검호>와 올해 <탑 오브 탱커>를 들여온 데 이어 창유가 개발한 모바일 MMORPG <천룡팔부>의 서비스를 지난달 29일 시작했다. 국내 모바일게임을 주도하고 있는 넷마블게임즈 역시 <리버스 월드>와 <시티 앤 파이터>에 이어 정통 MMORPG <와호장룡>을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를 대표하는 메이저 게임사들이 중국산 게임을 직접 들여오는 것은 중국게임이 한국과 대등한 수준에 올라섰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게임업계의 자신감

룽투게임즈는 최근 ‘열혈강호’의 모바일게임 글로벌 판권을 획득했다. ‘열혈강호’는 1994년 만화잡지 영챔프에서 연재를 시작해 누적 판매부수 500만부, 구독횟수 10억회를 기록한 만화다. 이를 원작으로 한 엠게임의 <열혈강호 온라인>은 2005년 중국에 진출해 동시접속자 50만명을 기록했을 만큼 중국에서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룽투게임즈는 ‘열혈강호’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개발에 착수해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화권 서비스를 시작으로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앞서 소개한 <뮤 오리진> 역시 한국산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이다. 이 게임은 <전민기적>이란 이름으로 지난해 12월 출시 후 월 350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고, 한국으로 역수입돼 역시 성공을 거뒀다.

중국 게임사가 한국 IP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개발능력이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게임을 만들 자신감이 붙은 만큼 외국 게임을 수입하기보다는 보다 적극적으로 IP를 확보해 직접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거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국에 대한 직접 투자도 늘리고 있다. 세계 최대의 게임업체로 올라선 텐센트가 대표적이다. 또 룽투와 로코조이 등은 올해 한국 상장사를 인수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김성곤 게임산업협회 사무국장은 “거대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한 자본력을 앞세워 실력을 다진 중국 게임산업의 기세에 한국 게임은 큰 도전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