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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타전 감독’ 슈틸리케 최강희의 유쾌한 설전

“이번에도 권순태를 안뽑으면 오해하겠죠?”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과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이 유쾌한 설전으로 K리그 올스타전 선전포고를 했다. 오는 17일 안산 와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5 K리그 올스타전에서 사령탑을 맡은 두 감독은 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골키퍼와 수비수를 선발했다. 이번 올스타전은 ‘팀 최강희’와 ‘팀 슈틸리케’의 맞대결 형식으로 치러진다.

2015 K리그 올스타전 사령탑을 맡은 최강희 전북 감독(왼쪽)과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 프로축구연맹 제공

양팀 감독은 이날 팬투표와 감독·주장 투표로 선발된 22명의 선수 가운데 골키퍼와 수비수 5명씩을 추첨한 순서에 따라 자신의 팀으로 ‘스카우트’했다. 골키퍼 우선선발권을 잡은 슈틸리케 감독은 전북의 수문장 권순태를 지목하며 최 감독과의 신경전을 시작했다. 그동안 대표팀을 꾸릴 때마다 K리그에서 맹활약중인 권순태를 계속 외면했던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에도 안 뽑으면 (팬) 여러분이 오해할까봐 뽑는다”라며 웃었다. 최강희 감독은 “올스타전 말고 대표팀에도 권순태를 좀 뽑아 달라”며 맞받아쳤다.

이어진 중앙 수비수 선발에서 최 감독이 먼저 오스마르(서울)를 뽑자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에도 전북 선수인 김형일을 선택했다. 왼쪽 수비수 선발에서도 슈틸리케 감독은 최철순(전북)을 뽑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후보에 오른 전북 선수 3명을 모두 선택했다. 그는 “전북이 현재 압도적인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데 전북 선수들로 채워진 우리 팀이 올스타전에서 승리할 것 같다”며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만약 진다고 해도 책임을 회피하기 쉬울 것 같다. 전북 선수가 많이 포함돼 있으니 모든 책임을 최 감독에게 돌리겠다”며 감춰온 유머 실력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입담꾼 최강희 감독도 가만 있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님이 책임 회피하기 쉽도록 미드필더와 공격수 선발 때도 전북 선수는 아무도 뽑지 않겠다”고 공언하면서 “올스타전이 이벤트성 경기이지만 이번만큼은 ‘진검승부’가 될 것 같다”며 웃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권순태, 김형일, 최철순을 비롯해 임창우(울산), 알렉스(제주)를 선택했다. 최강희 감독은 김승규(울산), 차두리, 오스마르(이상 서울), 요니치(인천), 홍철(수원)을 뽑았다.

두 감독의 입담 대결에 선수도 가세했다. 팬투표 최다득표를 차지한 차두리는 “최강희 감독님이 대표팀을 맡던 시절 한 번도 선발되지 않았다”면서 “은퇴하기 전에 하고싶은 것을 다 해보고 싶다. 나쁜 선수가 아니라는 것을 (최 감독에게)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하며 다시 웃음바다를 만들었다. 그러자 최강희 감독도 “다른 선수들은 다 내가 원해서 뽑았다. 그러나 차두리만 압박에 의해 뽑았다”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슈틸리테 감독과 최강희 감독은 이날 골키퍼와 수비수를 이날 선발한데 오는 6일과 9일에 각각 미드필더와 공격수 부문 선수를 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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