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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 ‘연봉 20억 中 이적’ 한국 스포츠사 새로 썼다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FC서울 최용수 감독(42)이 한국 지도자 가운데 역대 최고 연봉을 받고 중국 프로축구 장쑤 쑨톈 사령탑으로 옮긴다.

FC서울 장기주 대표이사는 2일 스포츠경향과의 통화에서 “장쑤 구단에서 영입 제안이 와서 최 감독과 구단이 고민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종 결정을 내리진 않았지만 조만간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구단은 ‘아직’이라고 했지만 이적에 정통한 관계자는 “연봉 등 제반 조건에 대한 합의는 모두 끝났으며 코칭스태프 구성 등을 놓고 마무리 협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축구계는 최 감독의 중국행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장쑤가 내건 조건이 워낙 파격적이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장쑤 구단이 연봉 10억원에 영입 제의를 해왔지만 최 감독이 처음에는 거절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상 거절의 의미를 담아서 연봉 20억원 등 장쑤가 부담스러울 수 있는 조건을 내걸었는데 이를 모두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최용수 감독은 2주 전 처음 장쑤 구단의 영입 제안을 받고 거절 의사를 밝혔다. 서울과 계약 기간이 많이 남아있는 데다 시즌 중 팀을 떠나야 하는 도의적인 책임감 등이 걸렸다. 그러나 결국 상상을 초월하는 ‘특급 대우’와 새로운 도전에 대한 욕구가 커지면서 마음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서울 구단도 파격적인 제안을 받은 최용수 감독의 새로운 도전 의사를 존중하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시즌 중 이적을 허락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장쑤는 최용수 감독과 2017년까지 계약 기간이 남아있는 FC서울에 위약금 문제 등 마무리 협의를 하고 있다.

장쑤는 최용수 감독이 젊은 나이에도 팀 장악 능력을 바탕으로 많은 성과를 올린 것에 주목했다. 최 감독은 감독대행을 거쳐 2012년 정식 감독 첫해에 K리그 우승을 일군 데 이어 2013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해 AFC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하는 등 일찌감치 지도자로 능력을 과시했다. 특히 2013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장쑤를 상대로 5-1, 2-0 승리를 거두며 장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달 가오홍보 감독을 성적 부진으로 경질한 장쑤는 2일 현재 승점 22로 중국 슈퍼리그 6위를 달리고 있다.

최용수 감독은 중국으로 팀을 옮기면서 현재 연봉 3억원(추정치) 보다 무려 7배 가까이 많은 엄청난 액수를 받게 됐다. 감독 연봉 20억원은 한국 스포츠 사상 전대 미문의 천문학적인 액수다. 한국 축구 감독 사상 최고 연봉을 받았던 거스 히딩크 전 축구대표팀 감독의 12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이청용이 뛰고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크리스털팰리스 알란 파듀 감독(약 14억원)의 연봉보다 높다. 유럽 빅리그의 중위권 팀 감독 정도의 몸값이다.

현재 프로축구 감독 최고 연봉은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의 6억원(추정치)이다. 프로야구에서는 김성근 한화 감독과 류중일 삼성 감독 등이 받고 있는 5억원이 최고 연봉이다. 프로농구에서도 ‘만수’ 유재학 감독이 지난 시즌 뒤 5억원(추정치) 선에서 재계약했다. 최용수 감독은 단숨에 한국 스포츠 역사를 새로 썼다.

축구계에서는 최용수 감독의 ‘연봉 20억 이적’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엄청난 자본력을 앞세워 급성장하는 중국 슈퍼리그가 최근 K리그의 우수한 선수를 잇달아 영입한데 이어 스타 지도자까지 데려가면서 K리그가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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