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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왔어요’ 눈물의 네팔, 광주 U대회 합류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에 출전하는 네팔 선수단이 3일 선수촌에서 입촌식을 치르고 있다.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조직위원회 제공

대학생들의 올림픽, 젊은이들의 축제 유니버시아드에 아픔과 슬픔을 달래며 광주를 찾은 선수단이 있다.

네팔 선수단이 2015 광주 하계 유니버시아드 선수촌에 공식 입촌했다.

2일 입국한 선수단은 3일 광주시 서구에 위치한 선수촌에 도착해 모로코, 가나, 페루 등 10여개 국가와 함께 선수촌 국기광장에 국기를 게양했다.

네팔은 지난 4월 대규모 지진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사망자만 8800여명에 이른 대참사로 온국민이 슬픔에 빠졌다. 재건 비용으로만 총 67억달러(약 7조4300억원)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전세계로부터 구호의 손길이 쏟아졌다. 하지만 슬픈 마음까지 치유해줄 수 있는 손길은 없다.

유니버시아드에 참가하기 위해 광주에 온 선수단은 그래도 씩씩하게 모국에 승리의 기쁨을 안기고 싶은 마음으로 어렵게 한국에 왔다.

사실상 출전이 불가능해진 상황이었다. 지진 피해를 복구하기도 벅찬 네팔 정부는 유니버시아드에 출전하는 선수단을 지원해줄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원래 50여명이었던 네팔 선수단 규모는 38명으로 줄었다. 일부는 자비로 비행기 티켓을 구입하기도 했다. 선수단은 단복과 유니폼도 준비하지 못했다. 유니폼과 체류 비용 등 일부를 대회조직위원회로부터 지원받았다. 유니버시아드를 개최하는 광주광역시에서도 네팔 선수단을 향한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광주 소방공무원 1093명이 지난달 성금 723만원을 모아 네팔 정부와 체육회에 전달하기도 했다.

어렵게 대회에 나선 선수들의 각오는 그래서 더욱 단단하다.

네팔 태권도 대표팀을 지도하는 권영달 감독은 “지진피해로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는 선수도 많아 선수단이 절반 정도로 줄었다. 시골의 지진피해 지역은 가옥이 완파돼 임시텐트나 임시가옥에 거주하고 있어 훈련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선수단 상황을 설명하며 “네팔 선수들은 주눅드는 성향이 아니다”고 결의를 다지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 아예 출전하지 못한 선수단도 있다. 올림픽의 본거지 그리스는 선수단을 파견하지 못했다. 1명을 출전시키기로 등록했었지만 그마저 최근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까지 이어진 경제 위기로 인해 오지 못했다.

독립국가 건설을 꿈꾸는 팔레스타인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선수 2명, 임원 1명으로 구성된 총 3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다. 남자 태권도에 유일하게 출전한다.

스포츠가 별 인기 없는 나라들도 어렵사리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유럽 흑해연안에 위치한 조지아는 딱 1명을 등록시켜 이번 대회 최소 선수단으로 기록됐다. 임원 없이 선수 1명으로 남자 수영에 유일하게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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