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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6의 반전 KT, 승률 4할도 꿈은 아니다

6월 이후 28경기에서 15승13패. 승률 5할3푼6리. ‘막내구단’ KT가 만들어낸 반전이다.

5월까지 10승42패, 승률 1할9푼2리로 승률 2할에도 미치지 못한 KT는 6월부터 대반격에 나섰다. 6월 한 달간 롯데를 상대로 창단 첫 3연전 스윕(3전 전승)을 만들어내는 등 11승12패를 기록하며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더니 7월 들어 5경기에서 4승1패를 기록하며 완벽하게 상승세를 탔다. 3일부터 5일까지 수원에서 열린 KIA와의 홈 3연전에서는 투·타가 완벽하게 조화된 모습을 보이며 창단 첫 홈 3연전 스윕의 기쁨도 맛봤다.

KT 선수들이 승리 후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KT 위즈 제공

시즌 첫 두 달간 부진에 빠졌던 KT가 6월 들어 상승세를 탈 수 있었던 것에는 몰라보게 강해진 타선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그 중심에는 앤디 시스코를 방출하고 데려온 새 외국인 선수 댄 블랙이 있다. 블랙은 올 시즌 24경기에서 타율 3할5푼8리에 7홈런 20타점을 기록하며 KT 타선의 돌풍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부상에서 돌아온 앤디 마르테도 자기 몫을 충분히 해주고 있어 그 시너지 효과가 크다.

더 중요한 사실은 블랙이 없는 경기에서도 KT 타선이 폭발했다는 것이다. 블랙은 이번 KIA와의 홈 3연전 중 마지막 2경기에서 등 통증으로 결장했는데, KT는 그 2경기에서 21점을 뽑아내며 KIA를 압살했다. KIA 선발이 양현종과 서재응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KT 타선이 얼마나 강해졌는지를 알 수 있다. 최근에는 용덕한을 NC에 주고 데려온 외야수 오정복의 활약까지 더해지고 있다.

조무근과 김재윤, 장시환이 맹활약을 해주고 있는 불펜 또한 KT의 큰 힘이다. 이제는 KT도 이기고 있는 경기에서는 충분히 승부를 걸어볼 만한 힘이 생겼다.

이에 비해 크리스 옥스프링을 제외하면 확실한 믿음을 주는 투수가 없는 선발진은 KT의 최대 단점이다. 엄상백, 정대현 등 미래를 기대할만한 어린 토종 투수들이 많지만, 지금 당장 성적을 기대하기는 곤란하다. 조범현 KT 감독도 “신인들을 마운드에 올려놓고 어떻게 긴 이닝을 생각하겠나”며 이런 점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

그래도 필 어윈을 방출하고 새로 영입한 저스틴 저마노가 들어오면 상황은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저마노는 지난 2011년 8월 카도쿠라 켄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뒤 8경기에서 5승1패 방어율 2.78을 기록하며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큰 공헌을 했다. 경험이 많은 투수이기에 KT가 거는 기대도 크다.

6일 현재 25승55패 승률 3할1푼3리를 기록 중인 KT가 올 시즌을 4할 승률로 끝내려면 남은 64경기에서 최소 33승31패를 기록해야 한다. 결코 쉬운 수치는 아니지만, 지금의 기세라면 달성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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