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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이민호 “손민한 선배 대신하는 것 자체가 영광이죠”

NC 이민호.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NC 이민호(22)는 어릴적 손민한(40·NC)의 팬이었다.

부산 출신인 이민호는 사직구장을 종종 찾았다. 특히 손민한이 선발 등판하는 날은 꼭 야구장에 갔다. 당시 손민한은 롯데의 에이스였다. 팀의 ‘필승 카드’이기도 했다.

이민호는 “손민한 선배가 등판하는 날은 무조건 롯데가 승리하는 날”이라고 했다. 이민호는 손민한을 바라보며 꿈을 점차 키워나갔다. 훗날 프로에 데뷔하게 된다면 손민한 선배같은 선수가 되리라 다짐했다.

세월이 흘러 이민호와 손민한은 같은 팀에서 만났다.

이민호는 2012년 우선지명선수로 NC 유니폼을 입었다. 손민한은 2013년 신고선수로 NC와 인연을 맺었다. 나이 차이를 뛰어넘어 선후배로서 둘은 가까워졌다. 이민호는 손민한 곁에서 조언을 많이 들었다.

이제는 이민호가 손민한의 자리를 대신할 정도로 성장했다.

이민호는 지난 7월말부터 선발진에 재진입했다. 매시즌 팀의 5선발 투수 후보로 지목됐던 이민호는 올해에는 구원 투수로 시즌을 시작했다. 6월 2경기에 선발 등판하는 등 선발과 구원을 오가기 시작한 이민호는 7월 말부터는 손민한의 자리를 대신하기 시작했다.

전반기에 선발로 뛰었던 손민한이 점차 페이스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손민한이 6이닝 이상을 소화하기 힘들어 많은 불펜을 소모해야했다. NC 김경문 감독은 이민호를 대체자로 낙점했다.

이민호는 7월 30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4이닝 8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지만 지난 5일 잠실 LG전에서는 선발로서 제 역할을 다했다. 이민호는 6이닝 5안타 2사4구 2삼진 2실점으로 팀의 6-2 승리를 이끌었다.

밸런스가 좋아 7회까지 맡아보고 싶은 욕심이 생길 정도였다. 때문에 이민호는 강판되면서 아쉬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민호는 “볼 개수(89개)가 많이 안 돼서 선발로 7회도 채워보고 싶었다”며 “선발로 등판해서 7이닝을 소화해본 적은 없다”고 했다.

손민한의 자리를 대신하는 것에 대해서는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민호는 “손민한 선배가 후반기 구위가 좀 안 좋아지셔서 어쩔수 없는 상황이지 않나. 민한 선배 자리에 대신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라고 했다.

보직에 대한 욕심은 없다. 이민호는 “선발이든 구원이든 팀이 필요한 곳에서 던지겠다”라고 했다.

다음에 선발 등판 기회가 또 주어진다면 많은 이닝을 책임져보고 싶은 것이 그의 바람이기 때문이다. 이민호는 “다음 목표는 7이닝”이라며 빙그레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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