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수비농구 노잼…시원한 농구 하겠다” 올시즌 빠른 공격스타일 예고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 ‘우승’ 출사표

고양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52)는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를 두고두고 잊지 못한다. 오리온스는 2014~2015시즌 6강 플레이오프에서 2승 3패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데 실패해 아쉬움을 삼켰다.

다가오는 시즌을 맞이하는 오리온스의 마음가짐은 남다르다. 우선 선수단부터 ‘우승’이라는 단어를 마음 속에 새기고 있다. 문태종, 애런 헤인즈 등이 합류하면서 오리온스가 우승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주장 김도수는 선수단 사이에서도 자연스레 우승을 향한 소망이 굳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추 감독 또한 마찬가지다. 추 감독은 중국 류저우에서 실시 중인 전지 훈련에서 가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는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챔프전까지도 만족 못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추 감독의 바람은 ‘올시즌만큼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해보자’는 것이다.

고양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이 중국 류저우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류저우 | 김하진 기자

오리온스는 지난 7월 말 열린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서 180.2㎝의 단신 선수인 조 잭슨을 뽑았다. 잭슨을 뽑은 것은 추 감독이 원하는 농구를 하기 위해 적합한 선수라고 봤기 때문이다. 추 감독은 “잭슨을 뽑은 이유는 흐름을 빨리 가져가고 싶은 욕심 때문이다. 상대보다는 공격을 한 번이라도 더 많이 하고 싶었다”며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잭슨이 볼을 빨리 운반해줄 능력이 있고 나머지 선수들이 뛰어준다면 얼마든지 좋은 외곽 찬스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관중과 시청자들이 보기에 조금 더 재미있는 경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빠른 공격 템포를 통해 재미있는 농구를 선보이는 게 추 감독의 목표다. 그는 “최근에 농구가 재미없다는 말이 나오는데 농구의 묘미는 스피드”라며 “우리 팀이 많은 공격의 수를 가지고 시원한 농구를 하고 싶다”라고 했다.

최근 농구는 공격보다는 수비에 중점을 두는 쪽으로 흐름이 바뀌었다. 하지만 추 감독은 “성적을 떠나서 하고 싶은 농구를 하고 나서 그만둬야 원이 없다. 성적을 따지다 보면 남는 게 없다”며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농구를 하는게 후회가 없지 않을까. 그래서 성적이 나오면 더 좋을 것”이라고 했다.

평균 득점을 많이 올릴 계획이다. 추 감독은 “80점대 중반 이상을 생각하고 있다. 공격 횟수를 많이 가져가야 한다”고 했다. 추 감독이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잭슨 외에도 문태종과 애런 헤인즈의 호흡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다. 문태종과 헤인즈 모두 팀에 합류해서 자신들의 이름값을 했다. 추 감독은 “문태종은 역시 성실하더라. 어른스럽고 잔소리를 안 해도 알아서 잘 한다”고 했다. 헤인즈에 대해서는 “헤인즈가 전지훈련에 오자마자 피곤하면 훈련을 안 할 수도 있는데 자기가 하겠다고 하더라”라고 했다.

둘의 활용을 어떻게 하는지도 추 감독이 고민하는 부분 중 하나다. 일단 중국에서 실전 경기를 통해 여러 가지 실험을 하고 있다.

또 한가지 고민은 선수 정리다. 오리온스는 ‘포워드 왕국’이라고 불릴만큼 많은 포워드를 보유했지만 시즌에 들어가면 이들이 모두 다 뛸 수 없다. 이에 대해 추 감독은 “나름대로 안배하려고 하고 있는데 시즌 가면 걸러내야되지 않겠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고참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추 감독은 “김도수나 임재현은 본인들이 게임을 못 뛰어도 저녁에 선수들 훈련 데리고 나가서 같이 한다. 시키는 게 아니고 본인이 먼저 신발끈을 매고 나간다. 그런 역할을 해주는 것들을 고맙게 생각한다. 작년에 (임)재현이 같은 경우는 실질적으로 경기력에서 보여준 것도 있었다”라고 했다.

국내 선수 중에 추 감독이 키플레이어로 꼽은 선수는 김강선과 장재석이다. 추 감독은 “밖에서는 김강선, 안에서는 장재석이 해줘야하지 않나. 두 친구가 얼마나 기여도가 높은가에 따라서 팀 성적이 좌우된다고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우승’이라는 목표를 품고 추 감독은 계속해서 그림을 그려볼 계획이다. 선수가 많아서 하는 고민들이기에 어찌보면 ‘행복한 고민’이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