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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스 급작스런 2군행, 도대체 왜?

한화의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30)가 돌연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어디 이상도 없는데 엔트리에서 제외돼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한화는 28일 마산 NC전을 앞두고 로저스와 내야수 신성현을 엔트리에서 말소시켰다. 대신 투수 정대훈과 구본범이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참으로 뜻 밖의 말소다. 쉐인 유먼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한화가 영입한 로저스는 입단 후 5경기에서 완봉승만 2차례를 따내는 등 3승1패 방어율 1.79의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한화 마운드의 기둥으로 떠올랐다. 전날 NC와의 경기에서도 패전투수가 되기는 했지만 6이닝 3실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한화 에스밀 로저스가 27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5 프로야구 NC와 경기에서 심판의 판정에 강하게 불만을 표시하자 심판진이 로저스에게 주의를 주고 있다. 창원 l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한화 관계자는 이날 로저스의 엔트리 말소 이유에 대해 “휴식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로저스는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매경기 많은 공을 던졌다. 5경기에서 기록한 총 투구수가 무려 119.8개로 120개에 가깝다. 4일 휴식 후 등판도 마다하지 않았던 로저스였기에 짧은 기간이지만 피로가 쌓일 만도 하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쉽사리 납득이 안되는 엔트리 말소다. 현재 KIA, SK, 롯데 등과 치열한 5위 싸움을 펼치고 있는 한화 입장에서는 로저스가 조금이라도 더 등판을 하는 편이 유리하다. 그냥 투수도 아니고 팀의 에이스를 빼는 결정을 쉽게 할 수가 없다.

이에 로저스가 27일 경기에서 보인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 표시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할 수 있다. 실제로 로저스는 27일 경기에서 심판의 체크 스윙 판정과 스트라이크·볼 판정에 대해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심판진이 주의를 줬지만, 로저스는 그럼에도 마운드의 흙을 걷어차는 등 예민함을 감추지 못했다. 심지어 심판에게 삿대질을 하기도 했다.

이런 추측이 가능한 이유는 앞서 비슷한 사례가 한 번 있었기 때문이다. 한화는 지난 5월10일 잠실 두산전에서 선발로 나선 미치 탈보트가 투구 도중 심판의 보크 판정에 마운드에서 글러브를 위로 집어 던지는 등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결국 다음날 탈보트는 2군행을 지시받고 한 동안 1군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탈보트와는 달리 로저스는 엔트리에서는 말소됐지만 2군으로 내려가지 않고 1군 선수단과 같이 움직인다.

이리저리 튀는 외국인 선수들을 다스리기 위해 시즌 도중 감독들이 몇 차례 경기에 내보내지 않는 등 ‘단속’을 하는 경우는 있다. 하지만 매경기 혈전을 펼치며 5위 싸움을 하고 있는 한화는 그런 부분들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이날 오후 6시가 다 돼서 경기장에 도착한 김성근 한화 감독은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지지 않았다. 김 감독의 의중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한화는 로저스가 없는 열흘간 험난한 일정을 보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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