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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크 꽂는 1m 80 포인트 가드 조 잭슨, “한국농구 첫 시즌 기대되요”

“한국리그 기대됩니다. 팀 우승을 위해 열심히 뛰고 부족한 점도 채우고 많이 배우겠습니다.”

고양 오리온스의 새 외국인선수 조 잭슨(23·미국)이 설레는 마음으로 오는 12일 2015~2016 KBL 시즌 개막을 준비하고 있다.

잭슨은 지난 여름 KBL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이 뽑은 회심의 카드다. 키는 180.2㎝에 불과하지만 덩크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점프력과 빠른 스피드가 돋보인다. 그동안 한국프로농구에서 뛴 외국인선수 중에는 거의 없었던 포인트가드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과거 프로농구 출범 초기에 SK에서 뛴 혼혈선수 토니 러틀랜드 이후 한국에 온 두 번째 외국인 포인트가드다.

오리온스 조 잭슨(오른쪽)이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국내선수를 상대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KBL포토

키 작은 잭슨이 한국리그에 올 수 있었던 것은 KBL이 이번 시즌부터 193㎝를 기준으로 장·단신 외국인선수를 1명씩 뽑도록 제도를 변경했기 때문이다. 제도 변화와 함께 각 구단 감독들이 단신선수 정보수집에 열을 올렸는데, KBL에 지원한 단신선수 자원 가운데 잭슨이 상위권에 손꼽히는 재목이었다. 추일승 감독은 드래프트에서 지난 시즌 SK에서 뛴 애런 헤인즈(1m99)를 1순위로 뽑고, 다음 순번에서 잭슨을 지명했다.

잭슨은 미국대학농구 명문 멤피스대 출신으로 대학 4학년이던 2013년 전미대학농구 퍼스트팀(베스트5) 등 각종 수상을 통해 주목받은 선수다. 지난해 미국프로농구(NBA) 드래프트에 지원했으나 아쉽게 실패했고, 이후 피닉스 선스와 계약했다가 웨이버 공시되기도 했다. 2014~2015시즌 NBA 하위리그인 NBDL 베이커스필드 잼에서 38경기에 출장해 평균 13.9점, 3.5리바운드, 4.9어시스트, 1.5스틸을 기록하며 가장 실력이 향상된 선수에게 주는 MIP상을 받았다. 키는 작지만 뛰어난 기술과 경쟁력으로 NBA에 오를 가능성이 큰 선수로 여전히 주목받고 있다.

잭슨이 KBL 드래프트에 지원했을 때 국내 많은 농구관계자들은 ‘설마 진짜 오겠어’라며 반신반의 했다. 그러나 잭슨은 새로운 도전을 위해 KBL행을 결심했고, 실천으로 옮겼다. 최근 끝난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잭슨은 헤인즈, 문태종, 이승현 등과 호흡을 맞추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어 한껏 기대치를 높였다. 경기중 그가 보여준 화끈한 투핸드 덩크 장면은 KBL팬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조 잭슨이 프로아마 최강전 KCC전에서 투핸드 덩크를 꽂고 있다. /KBL 포토

잭슨은 돌파와 패스 능력 등에 비해 슛이 약한 편이다. 마침 현역 시절 최고슈터로 이름을 날린 김병철 코치와 만난게 그에겐 큰 행운이다. 헤인즈로부터 김코치가 손꼽히는 슈터였다는 사실을 전해들은 잭슨은 그때부터 슈팅 교습을 자청해 자세 등을 교정하는 열성을 보이고 있다. 김병철 코치는 “우선 불안한 밸런스를 교정하고 있고, 외곽슛의 궤적도 너무 낮아 수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졸업후 D리그에서만 1년을 뛴 잭슨에게 해외리그 경험은 처음이다. 낯선 문화, 환경에 적응해야 하고 KBL만의 특성에도 맞춰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잭슨은 현재까지 아무 문제없이 팀에 녹아들고 있다. 새로운 도전을 좋아해 김치찌개에 밥을 말아 먹기도 한다.

최근 발생한 남북한의 긴장 상황에도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헤인즈가 ‘늘상 있는 일’이라며 많은 정보를 주었고, 추일승 감독은 “한국은 개인이 총기를 휴대할 수 없는 나라”라며 안심시켰다. 잭슨은 “난 아무 신경도 안 썼는데, 미국의 가족들이 매일 전화를 걸어와 걱정을 해줬다”면서 “전쟁나면 총들고 나가 싸우면서 내 몸 지킬테니 걱정말라고 농담을 해줬다”며 웃었다.

오리온스는 대구에서 고양으로 연고지를 옮긴 이후 서서히 성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젠 플레이오프 진출에 만족하지 않고 첫 우승을 일궈야할 때가 됐다. 분위기도 무르익었다. 탄탄한 전력으로 무장한 오리온스가 잭슨을 비롯한 새 멤버로 우승까지 달려나갈 채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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