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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속 ‘짱짱’한 한국게임산업, 속으론 골병?

한국게임산업이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함과는 달리 속으로 골병이 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광고가 지상파 TV의 프라임 시간대를 장악할 만큼 외형의 성장을 과시하는 사이 게임업체 수가 5년 만에 반토막이 난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TV 속 ‘한국게임 전성시대’

최근 몇년 새 게임산업과 관련해 눈에 띄는 변화는 지상파 TV광고의 등장이다. 모바일 게임이 시장의 주류로 등장한 후 하나둘 보이던 게임광고가 최근에는 지상파의 프라임 시간대에 무더기로 전파를 탈 만큼 TV광고 시장의 ‘큰손’으로 성장했다. 올해 초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 자료를 보면, 지난해 게임업체들이 지상파 방송 광고로 쓴 금액은 192억원으로 집계됐다. 2013년 17억원 대비 11.3배 급증한 액수다.

톱스타를 등장시킨 지상파TV 게임 광고들.

또 최근에는 하정우·차승원·황정민·정우성 등 톱스타들이 대거 모델을 맡으며, 게임광고는 스타들에게도 ‘해보고 싶은’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이처럼 지상파 TV에 등장한 게임광고는 게임산업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바꾸는 순기능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광고가 늘어나는 만큼 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하소연이다.

■화려함 뒤, 속으로 골병?

게임업계에 TV광고 바람이 분 것은 외산 게임 <클래시 오브 클랜>의 영향이다. <클래시 오브 클랜>이 최소 100억원이 넘는 물량을 TV광고에 쏟아부으면서 엄청난 매출을 올리자 국내 업계도 앉아서 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된 탓이다.

여기에 젊은층 위주였던 게임시장이 모바일 게임 시대로 옮겨와 중장년으로 수요층이 넓어지면서 TV광고를 하지 않으면 게임을 알리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마케팅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짧은시간에 게임을 어필할 수 있는 효과가 큰 TV광고를 주목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TV광고를 하지 않으면 좀처럼 게임을 띄우기 어려운 상황으로 업계가 내몰리고 있는 것도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같은 상황은 업계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심화시켜 자칫 한국게임산업의 기초체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니온다.

■날로 쪼그라드는 한국게임산업

최근 신성범 의원(새누리당)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게임사 수는 2009년 3만535개에서 2010년 2만658개, 2011년 1만7344개, 2012년 1만6189개, 2013년 1만5078개 등으로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산업 종사자도 2009년 9만2533명에서 2012년 9만5051명으로 성장하다, 2013년에는 9만1893명으로 줄었다. 게임산업의 부가가치 역시 2012년 4조5680억원으로 정점을 찍고, 2013년에는 0.5% 감소한 4조5258억원을 기록했다.

한국게임산업의 체력이 날로 허약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로, 신 의원은 “각종 규제 중심의 정책으로 인해 게임산업이 위축된 것이 한 요인이다. 기획력 보강, 기술력 제고, 마케팅 역량 강화 등을 꾀하고 고급인력 양성을 위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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