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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도 물의···일베 이번엔 ‘사촌 인증’ 논란

극우성향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가 이번에는 ‘사촌 인증’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추석 연휴를 맞이해 서울 등 대도시가 텅빌 정도로 귀성행렬이 이어진 지난 26일부터 일베에는 ‘사촌 인증한다’ 등 제목으로 게시물이 수십 건 올라왔다. 가정집 안에서 잠들거나 TV를 보거나 부엌일 또는 휴식하는 여성들의 사진들이었다. 하반신 등 특정 신체부위에 초점을 맞춰 찍힌 여성들 중엔 속옷이 드러나 보이는 사진도 있었다. 사진 속 여성 대부분은 촬영되고 있음을 모르는 듯한 모습이다. 상당수 사진에는 일베 회원임을 뜻하는 이른바 ‘일베 인증’ 손모양이 함께 찍혀 있다. 게시물 중에는 취학 전 어린이로 보이는 사진에 사촌이라는 말과 함께 자극적인 의성어를 담아 표현한 것도 있다. 일베 회원들이 사진 밑에 쓴 글에는 “사촌동생 인증한다” “사촌누나 인증 추가” “사촌 여고딩들 인증한다” 등 설명이 붙어있어 추석 귀성으로 방문한 고향집에 간 일베 회원들이 역시 같은 곳으로 귀성한 10대~20대 친척 여성을 ‘도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베에 ‘사촌인증’이라는 설명과 함께 게시된 사진. 몰래 촬영한 듯한 여성의 모습에, 촬영자의 것으로 보이는 손은 일베 회원임을 뜻하는 ‘인증’ 모습을 하고 있다.

게시물 전체공개가 대부분인 일베에 이러한 게시물들이 올라오고 있음이 알려지자 메갈리아, 루리웹 등 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큰 비판을 받았다. 한 페이스북 회원은 일베 ‘사촌인증’ 사진을 게시하며 “만일 자기 사진이 있다면 사촌들 휴대전화를 빼앗아 도촬 사진이 있는지 확인하고 ‘일베’를 색출하라”고 알리기도 했다. 현재 일베에 ‘추석 사촌 인증’ 사진은 대부분 삭제된 상태다.

게시물이 대거 삭제된 후에도 트위터 등 많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이번 일베 사촌인증 게시물 쇄도에 대해 “해야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할 수 있는 말과 해서는 안 되는 말이 엄연히 존재한다”며 “단순한 호기심과 ‘우리끼리 보고 즐기는 가벼운 농’이라고 하기에는 사진이 찍혀 유포된 당사자들은 물론 사회적 통념과 상식에 벗어난 일을 접한 많은 사람들도 큰 충격을 받았다”며 우려의 목소리가 일었다. 일베 사이트에 올라온 사진은 대부분 삭제되었지만 해외 서버 블로그 등으로 퍼져나간 사진들이 유포가 계속되고 있고 연휴 마지막 날인 오늘까지도 일베에 ‘사촌 사진’들을 게시해놓은 사이트 주소를 알려주는 ‘좌표’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어 ‘사촌 인증’ 사진에 찍힌 여성들의 피해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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