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31S' NC 임창민의 아름다웠던 도전

NC 임창민.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NC 임창민(30)은 소탈한 성격의 소유자다.

인터뷰를 하다보면 그의 성격이 드러난다. 소탈하면서도 의외로 대범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임창민이 처음부터 이런 성격을 가진 것은 아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산전수전’을 다 겪어봤기에 성격이 변했다고 한다.

실제로 임창민은 순탄치 못한 야구 인생을 거쳤다.

동성고를 졸업해 연세대 시절 에이스로 활약하기도 했던 임창민은 프로에 와서는 빛을 보지 못했다. 2008년 현대에 2차 2라운드 11순위로 프로 무대를 밟은 임창민은 2009년 히어로즈 소속으로 1군에서 단 2경기에 뛰었다. 이후에는 한동안 1군 등판이 없다가 2012년 넥센에서 3경기에 등판하는데 그쳤다. 오랜 2군 생활을 하면서 ‘바닥’까지 경험해봤다. 그리고 지난 2012년 11월 트레이드를 통해 NC 유니폼까지 입게 됐다.

인고의 세월을 보낸 덕분에 임창민은 NC에서 빛을 보기 시작했다. NC의 1군 진입 첫해에는 불펜 투수로 54경기를 소화했고 다음 해에도 41경기에 나섰다. 올시즌을 앞두고는 야심차게 선발진 합류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예기치 못한 감기 몸살로 스프링캠프 도중에 귀국했다.

팀 전력에는 4월 말이 다 되서야 합류했지만 임창민은 더 큰 중책을 맡았다. 기존 마무리 투수 김진성이 종아리 부상으로 이탈했고 이 자리를 임창민이 대신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임창민은 리그 정상급 마무리들인 임창용(삼성), 손승락(넥센)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투수로 발돋움했다.

임창민에게 비결을 물어보면 “내가 그들과 똑같은 성적을 내야할 이유가 없지 않나”라고 답했다. 연봉, 이름값 등 자신을 향한 기대치가 높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만큼 부담감도 적었다. 마무리 투수의 자리가 더 편하다고 말할 정도다.

누구든지 마무리 투수를 맡으면 부담감을 적지 않게 받는다. 공 하나에 이어지는 다음 상황까지 계산하려면 머리가 터진다고 한다. 하지만 임창민은 그만큼 마음의 여유가 있었기에 자신의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정규시즌 마지막까지 마무리 투수의 자리를 지켰다.

임창민은 삼성 임창용과 끝까지 세이브 1위 자리를 다퉜다. 생애 처음으로 세이브 1위의 타이틀을 차지할 수 있었지만 2개 차이로 1위 자리를 놓쳤다. 올시즌 임창민의 성적은 61경기에서 1승 5패 31세이브 방어율 3.80이었다. 리그 1위의 자리는 놓쳤지만 NC 창단 후 가장 많은 세이브를 올린 마무리 투수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타이틀은 차지하지 못했지만 임창민에게 올시즌은 자신의 이름 석자를 제대로 알린 해였다. 그리고 임창민의 도전은 아직 멈추지 않았다. 포스트시즌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마무리 투수로 가을 무대에 등장할 임창민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