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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성 논란’ 스쿨룩스 광고, 결국 성공한 마케팅으로 남았다

얼마 전 지나치게 선정적인 용어와 사진을 광고에 사용해 물의를 빚었던 스쿨룩스 사태는 결국 성공적인 ‘노이즈 마케팅’으로 남게 됐다.

지난 13일 일선학교 교사들이 주로 이용하는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JYP 박진영씨의 스쿨룩스 교복 광고에 대한 사회적 견제를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최근 교복 브랜드인 스쿨룩스가 공개한 광고 포스터에 학생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광고문구와 선정적인 사진이 사용됐다는 내용이었다.

논란이 된 스쿨룩스의 광고포스터

스쿨룩스의 해당 포스터에는 ‘날씬함으로 한판 붙자!’ 등의 문구와 함께 가수 박진영과 그의 회사인 JYP 소속 신인 걸그룹 ‘트와이스’ 멤버들의 몸매를 강조한 사진이 포함됐다. 사진 하단에는 ‘스커트로 깎아라! 쉐딩 스커트’ ‘재킷으로 조여라! 코르셋 재킷’ 등의 자극적인 문구도 적혀 있었다.

논란이 일자 스쿨룩스와 JYP 측은 다음날인 14일 보도자료를 내고 “광고들의 전면 수정과 기존 광고 전면 수거에 나설 것”이라며 사과했다. 현재는 스쿨룩스 각 매장에 붙어 있던 포스터도 모두 제거된 상태다.

하지만 이 사태로 인해 JYP와 스쿨룩스는 물론 교복 시장 내 경쟁업체들 모두 손해를 입은 쪽은 없었다. 일단 모델로 나섰던 JYP 소속 걸그룹 트와이스의 20일 쇼케이스 현장에는 100명이 넘는 취재진과 팬들이 몰리며 북새통을 이뤘다. 일반적인 신인 걸그룹의 쇼케이스와 달리 엄청난 관심이 쏠렸다.

걸그룹 트와이스의 데뷔 앨범 <THE STORY BEGINS>의 쇼케이스가 20일 서울 악스코리아에서 열렸다. 트와이스의 데뷔 앨범 <THE STORY BEGINS>에는 타이틀곡 <OOH-AHH하게(우아하게)>를 포함, 총 여섯 트랙이 담겨 있다.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스쿨룩스 또한 인지도를 끌어올렸다는 면에서 큰 성과를 냈다. 스쿨룩스라는 브랜드를 몰랐던 학생들까지도 이 브랜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 학생들은 정작 이 광고의 선정성 논란에는 개의치 않는 듯한 모습이었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이모양(16)은 “(논란이 된) 스쿨룩스의 광고는 기사를 통해 알게 됐다”며 “그 교복을 입으면 예뻐보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양천구에서 중학교를 다니고 있는 황모양(14)도 “친구들 사이에 스쿨룩스 교복 광고에 대한 얘기가 많다”며 “기회가 되면 한 번 입어봤으면 좋겠다”고 말해 스쿨룩스의 이번 광고, 그리고 이에 대한 논란이 마케팅 측면에서 큰 성과를 얻었음을 방증했다.

스쿨룩스와 비슷한 방식의 섹시 마케팅을 해오던 경쟁 교복업체들도 논란 초기의 전전긍긍했던 모습과는 달리 어느 정도 마케팅에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동종 업계의 문제라 조심스럽다”면서도 “보수적인 성향의 부모들 사이에서는 스쿨룩스에 대해 안 좋은 이미지가 형성되면서 우리 쪽을 찾는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쿨룩스의 이번 광고가 의도적인 ‘노이즈 마케팅’을 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처음 문제를 제기했던 일부 교사들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즐거운 결과를 빚어낸 마케팅이 됐음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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