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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애·김성신의 북톡카톡]2016년을 앞서 가려는 자 '라이프 트렌드 2016'을 집어라!


intro

‘북톡카톡 시즌2’의 여주인공 홍선애. 그녀는 빼어난 외모와 뛰어난 진행능력을 보유한 아나운서다. 현재 김성신 출판평론가와 함께 TBS방송국의 서평 프로그램인 <TV책방 북소리>의 진행을 맡고 있다. 카메라 앵글 밖에서의 그녀는 어처구니없을 만큼의 고지식함과 독서에 관한 한 가장 순수한 열정을 가진, 조금은 엉뚱한 청춘이기도 하다. 책읽기와 사유가 연애보다 훨씬 재미있다는 홍선애. 이제 그녀가 책의 바다로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한다. 꽃중년을 자처하는 어이없는 책동네아저씨 김성신은 그녀의 독서 나침반이다. 두 사람의 즐거운 책 수다, 북톡카톡 마흔일곱 번째 이야기는 <라이프 트렌드 2016>(김용섭 지음/부키)이다.

성신:선애는 요즘 뭐 읽고 있나?

선애:내년 트렌드 예측하는 책들요.

성신:트렌드에 민감한 아나운서니까 트렌드 책이 꼭 필요할 거야. 사실 몇 해 전부터 연말연시가 되면 트렌드예측서들이 베스트셀러로 등장하고 있지.

선애:트렌드라는 것이 뭐 꼭 책으로 읽고 공부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연말에 트렌드예측서 한 권 안 읽고 넘어가면 서운하더라고요. 책에는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되어 있잖아요.

성신:트렌드 책을 읽어줘야 하는 트렌드! ㅋㅋ

선애:ㅋㅋ빙고!

성신:트렌드 책들이 인기가 워낙 좋으니까, 올해 교보문고에선 아예 <2016 소비+트렌드 전망서 세트>라는 이름으로 패키지를 내놓았더군. 저자도 출판사도 다른 트렌드 책 7종을 한꺼번에 묶어서 말이야.

선애:아! 7종이나 되네요.

성신:응! <2016 대한민국 트렌드>(한국경제신문사), <2016 한국이 열광할 12가지 트렌드>(알키), <모바일 트렌드 2016>(미래의창), <트렌드 코리아 2016>(미래의창), <라이프 트렌드 2016:그들의 은밀한 취향>(부키), <2016 미리 보는 세계 KOTRA 리포트>(행성B웨이브), <빅 픽처 2016>(생각정원). 이렇게 7권!

선애:그런데 책을 저렇게 세트로 사는 것은, 제 개인적인 취향은 아니에요.

성신:하하 나도 그래! <셜록 홈즈> 완역판이나 <애거사 크리스티> 전집이면 몰라도…. 소장가치가 있겠다 싶은 세트는 따로 있지.

선애:바쁜 시간 쪼개 서점에 들러 평소 읽고 싶었던 책 한 권 손에 들고 들어오면, 정말 맛있게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게 되는데요. 그런데 저렇게 책들이 한꺼번에 저를 기다리고 있으면, 그건 꼭 숙제 같아서…^^

성신:그 이야길 하니까 문득 이런 이야기 해주고 싶어!

선애:어떤 이야기요?

성신:‘독서의 시작’은 ‘책의 첫줄을 읽으면서부터’가 아니라, ‘책을 고르는 것부터’라고.

선애:캬~~ 역시 저의 독서 멘토다운 말씀이세요.

성신:어떤 책을 읽을지 구상하고 스스로 필요를 찾아가는 것에서부터 사실상 독서가 시작한다는 뜻이야. 그러니 책벌레 아가씨 선애라면 그 재미있는 선택권을 남에게 넘겨줄 리가 없지!

선애:책벌레 아가씨…!별로 예쁜 이미지는 아니네요.ㅋㅋ 선생님! 그럼 독서의 끝은 뭘까요?

성신:독서는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데서 끝나지 않아. 그 책에 관해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독서의 마무리를 하는 것이 가장 좋지!

선애:호오…! 독서는 대화로 끝나야 한다는 것이군요. ‘북톡카톡’처럼요!

성신:토론을 하면 독학으로 인한 편협의 위험을 벗어날 수 있지! 내가 늘 하는 이야기 있잖아. ‘히틀러도 스탈린도 독서광이었다!’ 편협하고 부도덕한 생각 위에 독서로 날개를 달아 놓으면 세상을 크게 해칠 수도 있다는 말이지.

선애:그 말은 ‘독서의 위력’을 방증하는 사례이기도 하네요.

성신:맞아! 사람들은 종종 독서를 그저 한가한 취향 정도로 여기기도 하지만, 그건 모르는 소리지. 독서는 구체적인 위력을 발생시키는 일이기도 하잖아.

선애:정확하게 이해가 가요. 지성은 사람을 강하게 만드니까요.

성신:지성은 무기와 같아서, 그걸 내가 어떤 목적으로 쓰겠느냐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해.

선애:오늘도 한 수 배웁니다~!

성신:그렇게 늘 배우려고 하니…. 안 그래도 예쁜 친구가 훨씬 더 예쁘네! ^^

선애:히힛! 감사해요. 선생님! 그럼 오늘 그 독서의 끝을 한번 맺어볼까요?

성신:2016년을 전망하는 트렌드예측서들 중에서 선애가 가장 인상 깊었던 책은?

선애:제목부터 관심을 끈 책이 있어요~! <라이프 트렌드 2016:그들의 은밀한 취향>

성신:그래. 그 책일 것 같았어.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김용섭 소장이 쓴 책. 연구소 이름 참 재미있어.

선애:김용섭 소장님 얼마 전에 우리가 방송에서 인터뷰했잖아요? 그런 기발한 내용을 어떻게 구상하는지 저자에게 직접 들어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성신:방송하는 내내 저 양반 머리에는 대체 뭐가 들어있나… 궁금해서 혼났네.ㅋㅋㅋ 그런데 선애가 판단할 때 여러 트렌드예측서들 중에서 이 책만의 장점이 뭐라고 생각해?

선애:트렌드를 연구하시는 분들은 사실 기업을 상대로 연구 결과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래야 기업들이 트렌드를 미리 내다보고 상품화 하거나 전략을 짤 수 있을 테니까요.

성신:그렇지!

선애:그리고 또 중요한 것은,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끝없이 상품이나 서비스를 소비해야 하잖아요. 그리고 늘 유행에 열광하고 끌려가면서도 내가 왜 이걸 좋아하는지, 왜 여기에 내 소중한 돈을 쏟아 붓고 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거죠.

성신:오! 그래서?

선애:그런데 이 책은 기업에게 유리한 분석만 제공하고 있지 않더라고요. 소비자가 자신의 소비패턴을 스스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그런 섬세한 배려가 이 책의 장점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성신:하하하하하 내가 왜 웃게?

선애:글쎄요~

성신:느무 똑똑해서… 귀여워서…! ㅋㅋㅋㅋ

선애:어머! 히힛~ 어쨌든 이 책은 참 날카롭게 우리가 사는 이 시대를 잘 읽어냈더라고요~!

성신:이 책의 숨겨진 특징을 기가 막히게 짚어냈군! 맞아! 트렌드 분석을 빙자해 트렌드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기업의 속셈을 파악하고 대응해서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는 것! 나 역시 그 점이 맘에 쏙 들더라고.

선애:세상이 나의 심리를 어떻게 파악하고 이용하려고 하는지를 알고 나니 한결 든든해졌어요. 선택은 언제나 내가 해야 하는 것이죠. 세상에 휘둘리면 안 되는 거죠.

성신:히야~ 선애는 검객 같은 서평가로군! 홍선애를 ‘평단의 소녀검’이라고 명명해야겠어!ㅋ

선애:소녀검…!ㅋㅋㅋ 아무튼 핵심 키워드도 흥미로웠어요. 2016년에는 ‘그들의 은밀한 취향’이 키워드네요. 읽으면서 무릎을 여러 번 쳤다니까요.

성신:2016년은 본격적인 ‘취향과 취향 소비의 시대’가 될 것으로 저자는 분석하더군. SNS는 개인이 가진 남다른 취향이 한껏 돋보이는 효과를 만들었다는 거야.

선애:‘남들이 다 하는 건 유행일 뿐, 취향이 아니다. 그래서 진짜 고수들은 취향을 숨긴다.’ 바로 이걸 설명하는 대목이죠?

성신:그렇지! “홍대를 떠나 망원으로, 가로수길을 나와 세로수길로 간다. 한편에서는 이들을 따라 하는 사람들도 생겨난다.” 취향을 감추는 사람들과 자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따라 하는 사람들! 바로 이 숨바꼭질 같은 구도가 2016년의 소비문화 지형도를 만들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지.

선애:책에는 정말 흥미로우면서도 상징적인 사례들이 수없이 등장하고 있어요.

성신: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이라면?

선애:이탈리아 밀라노의 ‘데지레 퍼퓸’이라는 향수가게 이야기요. 그 가게엔 샤넬 No.5도, 디올의 쟈도르도 없다죠. 모든 향수가 아무 글자도 적히지 않은 테스트 병에 담겨 있는데, 그래서 손님들은 상표가 아니라 오로지 자신의 후각에만 의지해 향수를 골라야 한데요.

성신:그것을 통해 향수에 대한 자신의 진짜 취향을 알 수 있다는 거지. 그 가게의 성공사례를 분석하면서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바로 그런 ‘취향 비즈니스’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측하지.

선애:막연한 예측을 넘어, 미래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성신:그런데 난 그 대목 읽으면서 한 가지 웃기는 생각을 했는데… 홍선애는 마치 브랜드 스티커가 붙어 있지 않은 향수 같은 아가씨구나 하는 생각이…ㅋㅋㅋ

선애:어머나! 왜요?

성신:생긴 것은 꼭 무슨 007본드걸 같이 생겨가지고, 방송일 할 때 빼곤 늘 책에만 코를 처박고 있으니… 말하자면 어떤 전형성이 없잖아! 아주 묘한 아가씨지!^^

선애:아휴~ 선생님은 칭찬도 잘해주셔. 더 열심히 하라는 격려시죠?^^

성신:응! 그 칭찬의 멘트가 내 크리스마스 선물이야. ㅋㅋ

선애:선물 감사해요.^^ 그러고 보니 벌써 크리스마스…! 정말 연말이 되긴 했네요. 올해 저에겐 여러 가지 일들이 많았지만, ‘북톡카톡’으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게 된 의미 있는 한 해였죠.

성신:라벨 없는 향수처럼, 오로지 자신만의 내면의 향기를 풍기는, 바로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2016년 한 해를 우리 또 열심히 살아보자구! 메리 크리스마스!

선애:선생님도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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