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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한국축구 10대 뉴스] ‘갓틸리케’ 전북 2연패 반짝

한국 축구는 2015년 의미있고 풍성한 성과를 수확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지난해 브라질월드컵 실패의 아픔을 달래는 빛나는 성적을 남겼다. 여자축구대표팀과 17세 이하 대표팀도 월드컵에서 16강에 오르며 세계무대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전북 현대의 2연패로 끝난 프로축구에서는 2부리그 수원FC의 감동적인 승격도 주목받았다. 그러나 시즌 막판 터져나온 심판 비리 사건은 축구팬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스포츠경향이 2015년 한국 축구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울리 슈티릴케 축구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슈틸리케가 ‘갓틸리케’로

슈틸리케 감독이 이끈 2015년의 한국축구대표팀은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한 한 해를 보냈다. 1월 호주아시안컵에서 27년 만에 결승 무대를 밟으면서 심상치 않은 흐름을 예고한 이후 승승장구를 이어갔다. 8월 동아시안컵 대회에서는 7년 만에 정상에 올랐고,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에서도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조 1위를 질주 중이다. 올해 슈틸리케호가 20경기에서 거둔 성적은 16승3무1패. 44골을 넣고 4골만 내줬다. 이 가운데 17경기 무실점의 탄탄한 수비는 눈부셨다. 한국축구에 새희망을 안긴 슈틸리케 감독은 이제 축구팬에게 ‘갓틸리케’로 통한다.

■손흥민 亞 최대 몸값 토트넘 이적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던 손흥민(23)은 지난 여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에 입성했다. 계약 기간 5년에 이적료는 2190만 파운드(당시 약 396억원). 이는 역대 한국인 최고는 물론 아시아 선수 최다 이적료다. 2013년에 1000만 유로(약 136억원)로 레버쿠젠으로 이적했던 손흥민은 2년 여만에 몸값을 3배나 높이며 자신의 꿈이었던 EPL 무대에 입성했다. 이적 후 5경기에서 3골을 터뜨리며 맹활약하며 순조롭게 적응하던 손흥민은 발부상으로 한 달여 공백을 보낸 이후 페이스가 다소 떨어졌지만 새해에 새출발을 다짐한다.

전북 현대 선수들이 리그 2연패를 이끈 최강희 감독을 헹가래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북현대 K리그 2연패 ‘왕조 구축’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시즌 전 예상대로 1강의 위용을 뽐내며 K리그 2연패를 달성했다. 전북은 13년 만에 리그 2연패라는 기록을 세우며 K리그 명문구단의 위상을 굳혔다. 전북은 최우수선수상(이동국)과 영플레이어상(이재성), 감독상(최강희 감독) 등 굵직굵직한 상도 휩쓸었다. 최강희 감독은 화려한 선수단을 하나로 묶어내는 리더십을 발휘하며 다시 한번 리그 최고의 지도자로 인정받았다. 전북은 모기업 현대자동차의 과감한 투자를 발판삼아 리그를 대표하고 아시아 무대에서도 인정받는 구단으로 자리매김했다.

■U-17월드컵 16강 진출

17세 이하 대표팀은 칠레에서 열린 U-17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2승 1무를 기록, 조 1위로 16강 진출을 일궈냈다. 연령별 대표팀 중 처음으로 월드컵 조예선 무패 통과와 2경기 만의 16강 진출 확정의 기록을 세웠다. 브라질, 기니, 잉글랜드 등 강호들을 상대로 해낸 결과라 찬사를 받을 만했다. K리그 유스팀 소속의 선수들이 맹활약하며 한국축구의 미래를 밝혔다. 이상민, 장재원, 오세훈(이상 울산 현대고), 김진야(인천 대건고), 박상혁(수원 매탄고), 김정민(광주 금호고) 등은 2017년 한국에서 개최되는 20세 이하(U-20) 월드컵을 기대하게 했다.

이승우. 대한축구협회 제공

■바르셀로나 이승우 열풍

스페인 최고 명문 FC바르셀로나 유스에서 성장한 이승우(17)는 올 한해 한국 축구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수원컵 국제대회와 U-17 월드컵을 통해 실력은 물론 개성넘치고 튀는 동작과 언행 하나하나까지 큰 주목을 받았다. 월드컵에서의 플레이는 다소 아쉬움이 남았지만 그는 올해 내내 그라운드 안팎에서 숱한 화제를 몰고 왔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징계로 소속팀에서 경기를 뛸 수 없었던 이승우는 국내에서 꾸준히 훈련해왔다. 다음달이면 바르셀로나 팀에서 뛸 수 있는 이승우가 유럽 무대에서 실력으로 열풍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정몽준 FIFA 회장 도전 무산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FIFA 회장직에 도전했으나 뜻밖의 징계를 당하면서 꿈을 이루지 못했다. 정몽준 명예회장은 FIFA의 뇌물 스캔들이 불거진 이후 5선에 성공한 제프 블라터 회장이 사임하자 대권의 꿈을 안고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 등과 치열한 선거전을 예고했으나 FIFA 윤리위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6년 간의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그는 스위스지방법원에 제재 효력 일시 중단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이마저도 기각당해 세계 축구대통령의 꿈을 접어야 했다.

여자축구대표팀 조소현. 대한축구협회 제공

■여자월드컵 첫 16강 진출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2015년 6월 캐나다에서 열린 FIFA 캐나다 여자월드컵에서 월드컵 본선 첫 승과 첫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브라질과의 1차전에서 패하고, 코스타리카와의 2차전에서 무승부를 거둔 여자대표팀은 마지막 스페인전에서 2-1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한국 여자축구는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본선 첫 승과 16강 진출을 동시에 이뤄내며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대한축구협회는 여자축구 발전을 위한 로드맵을 가동하고 전담 부서를 신설해 경쟁력 제고에 나섰다.

■강등과 승격 K리그 최초의 희비

K리그 챌린지(2부리그) 3위 수원FC의 도전은 찬란했다. 챌린지 플레이오프에서 서울이랜드FC, 대구FC를 잇달아 제압한 뒤 승강플레이오프에서 1부리그 부산 아이파크마저 물리쳤다. 강력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화끈한 공격 축구는 2부리그 팀도 잘 만들면 경쟁력이 있음을 증명했다. 수원FC는 K리그 챌린지 원년멤버로 챌린지에서 클래식으로 승격한 최초의 팀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반면 부산은 시즌 내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기력을 보였고, 결국 기업구단 최초의 강등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남기고 말았다.

■2002 한·일 월드컵 영웅 퇴장

2002 한일월드컵 4강 진출을 이끌었던 영광의 주역들이 잇달아 은퇴를 선언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인천 유나이티드 설기현이 은퇴를 선언하며 성균관대 지도자로 향했다. 아시안컵을 끝으로 국가대표팀 은퇴를 발표한 차두리는 FC서울의 FA컵 우승을 이끌며 유종의 미와 함께 선수 생활을 마쳤다. 올 시즌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한 이천수 역시 그라운드와 작별했다. 이로써 2002년에 대표팀에서 뛰었던 선수들 중 현역 생활을 하고 있는 선수는 김남일(교토), 현영민(전남), 김병지(전남) 단 세 명만 남게 됐다

■심판 비리 사건 충격

시즌 막판 불거진 구단 수뇌부의 횡령 비리와 심판 매수 사건은 축구계를 큰 충격에 빠트렸다. 안종복 경남FC 전 대표이사는 외국인 선수들의 계약금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6억 4000만원을 횡령하고, 가지급금 등의 명목으로 4억 2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가 횡령한 돈 중 일부는 심판에게 흘러들어갔다. 유리한 판정을 청탁하며 K리그 심판 4명에게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을 뇌물로 뿌렸다. 의혹만 있었던 심판 매수가 실제로 벌어지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축구팬들은 크게 분노했다. 프로축구연맹이 재발 방지를 위한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지만 사후약방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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