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김문석의 무대人] ‘위대한 캣츠비’ 김대종-다나, "사랑을 두려워하지 마라"

“대본을 처음 보고 선을 이해하지 못했어요.” (다나) “결혼하고 나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김대종)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RE:BOOT>에서 한 남자를 지고지순하게 사랑하는 선 역을 맡은 천상지희 출신 다나 배우(29)와 죽은 아내를 잊지 못하는 부르독 역할을 맡은 김대종 배우(35)는 작품을 이해하는 출발점은 달랐지만 종착점은 같았다. 다나와 김대종은 <위대한 캣츠비>에서 첫 호흡을 맞추고 있다. 연습이 시작되면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했다. 솔직한 성격의 두 사람은 <위대한 캣츠비> 단톡방을 주도하며 배우들을 하나로 묶었다.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에서 부르독으로 출연중인 김대종(왼쪽)과 다나가 대학로 유니플렉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20대 청춘들의 지독한 사랑 이야기인 <위대한 캣츠비>는 강도하의 청춘 3부작 중 최고의 히트작으로 꼽히는 인기웹툰 <위대한 캣츠비>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적당한 진중함과 트렌디한 감성, 젊고 세련된 감각으로 인기를 끈 작품으로 20대 청춘들의 현실적 고뇌와 사랑에 대한 미련과 집착을 뮤지컬로 만들었다.

캣츠비를 무조건으로 사랑하는 순수한 선 역을 맡은 다나는 대본을 처음 읽어 본 후 선을 이해하지 못했다. 직설적인 성격인 다나는 다른 여자를 잊지 못하는 캣츠비를 아무런 조건없이 사랑하는 선을 보면서 화도 많이 났다.

다나는 “선이 캣츠비와 헤어진 후 결혼 정보회사에서 인터뷰하는 마지막 장면에서 처음에는 화가 많이 났어요. 선이 ‘여자없는 남자로 해주세요’라고 말하는 장면은 정말 속 터져서 연습할 수 없었어요. 캣츠비가 임신한 페르수를 보며 다정하게 얘기하는 장면이 있어요. 선이 그 광경을 보는 장면을 바꾸자고 연출에게 제의했죠. 그만큼 선을 이해할 수 없었어요. 캣츠비와 헤어지는 장면에서는 눈물이 나서 노래를 못했을 정도였죠. 그 장면은 덤덤하게 해야 하는 장면이었거든요. 연출님이 ‘선은 멋있는 여자다. 슬픔을 참아내고 덤덤하게 웃으면서 헤어지는 캐릭터’라고 계속 주입시켜줬어요. 지금은 선을 이해하면서 연기해요. 연습할 때는 무척 힘들었지만”라고 말했다.

김대종은 “어렸을 때 부르독을 했으면 이해하지 못했을 거예요. 결혼하면서 이해의 폭이 넓어졌어요. 아내를 그리워하는 부르독이 페르수를 택한 이유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에둘러 표현하지 못하는 직설적인 성격인 김대종(왼쪽)과 다나는 단톡방을 주도하는 분위기 메이커다.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김대종은 2005년 웹툰으로 캣츠비를 만났다. 김대종은 멜로물이라는 이유로 처음에는 캐스팅 제안을 거절했다. 멜로물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김대종은 낯간지러운 대사를 할 자신이 없었다. 지난해 개인적인 어려움을 겪은 후 생각을 다시 하면서 제안을 받아들였다.

김대종은 “올해는 모든 것이 도전이에요. 멜로물도 처음하고, 악역도 처음 맡았거든요. 드라마 <장영실>에서 장영실을 뒤쫓은 김학주 역을 맡았어요. 직설적인 성격이지만 남을 괴롭히지는 못해요. 근데 장영실한테 거꾸로 매달려 30분 고생하니까 오기가 생기더라구요. 내가 나쁜 게 아니구 김학주가 나쁜 캐릭터라고 생각했죠”라고 첫 악역에 도전한 소감을 밝혔다.

다나는 “오빠가 악역을 그렇게 잘 할 줄 몰랐어요. 악역이라고 해봐야 페르수 뺨 때리는 정도겠지라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눈빛이 완전히 다르더라구요”라며 김대종의 연기를 칭찬했다.

대극장 무대에 주로 섰던 다나에게 <위대한 캣츠비>는 특별하다. 뮤지컬 <대장금>으로 데뷔한 다나는 출연 배우가 적은 이 작품에 빨리 녹아들었다. 동료 배우들과도 친해지면서 연기하면서 재미를 느꼈다. 다나는 최근 MBC 예능 <복면가왕>에 나간 후 자신감을 얻었다. 다른 사람들이 가진 편견을 깨고 싶었다. 다나의 이미지는 노래 못하는 아이돌 가수였다. <복면가왕> 이후 다나를 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선배 가수들이 보낸 문자를 보며 가수로서 인정받고 있음을 알고 자신감을 가졌다.

다나는 “연출님과 동료 배우들이 편한 분위기를 만들어줬어요. 연습 때부터 부담없이 했어요. 자신감을 가지고 한 첫 작품이에요”라며 “지금까지 주로 착한 역을 했어요. 이 작품에서 페르수 역을 해보고 싶어요”라며 웃었다.

김대종은 “즐겁게 연기하는 게 목표입니다. 연기하는 내가 즐겁고, 같이 하는 동료 배우들이 즐겁고, 내 연기를 보는 관객이 즐거워야죠. 연기하면서 즐거움을 잃으려 해요”라고 말했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