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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인더트랩’ 홍설 자취방으로 본 ’지상파가 케이블에 안되는 이유’

“지상파 드라마가 케이블에 안되는 (밀리는)이유”

tvN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이 현실적인 에피소드와 세심한 디테일 등으로 ‘로코계의 미생’으로 불리며 인기몰이 중인 가운데, 몇몇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2014년 방송된 KBS 드라마<내일도 칸타빌레>와 비교하는 글이 올라와 공감을 얻고 있다.

특히 <치인트> 속 주인공 홍설(김고은)의 자취방과 <내일도> 주인공 설내일의 자취방을 두고 비교하는 글이 주목받고 있다. <치인트> 속 홍설의 원룸 자취방은 두 세 명이 둘러 앉기도 좁은 공간에 주방이 붙어있는 작은 공간으로 가구는 비키니 옷장, 앉은뱅이 책상, 일인 용 매트리스와 옷걸이, 바닥에 놓인 냉장고 등이 전부다. 작은 밥통이 놓여진 공간 박스, 좁은 공간을 활용하기 위한 선반과 그 앞에 조르륵 붙어 있는 포스트 잇 등은 실제 대학생의 자취방의 모습과 흡사하다.

KBS ‘내일도 칸타빌레’ 속 가난한 대학생의 자취방(위)과 tvN ‘치즈인더트랩’ 속 가난한 대학생의 자취방 풍경은 확연히 비교된다.

특히 남자친구 유정선배(박해진)이 설의 자취방에 놀러와 바닥에 이불을 깔고 잠을 청하지만 큰 키 탓에 다리를 다 뻗지 못하고 누워 책상에 머리를 부딪히는 장면이 압권이다.

그에 비해 <내일도> 주인공 역시 <치인트>와 마찬가지로 학교 앞에서 자취하는 여대생 설정이었지만, 현실과는 너무도 동떨어져있다. <내일도> 설내일의 집은 층고가 높은 복층 공간에 그랜드 피아노가 놓여있고, 은은한 핑크색 페인트로 칠해져 있는 벽, 창가에 길게 드리워진 2중 커튼과 각종 조명 장식, 알록달록한 가구 등이 놓여있다. 이 방을 본 <노다베 칸타빌레>의 원작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내 집보다 좋네”라는 글을 올렸을 정도다.

실제 원작인 <노다베 칸타빌레> 의 주인공은 부유하지 않은 집에서 태어난 시골소녀가 갓 상경해 대학을 다니는 설정이다. 피아노가 좋아 단칸방에 피아노 하나만 두고 피아노만 치고 사는 인물이다. 아무리 ‘연출은 PD의 자유’라지만 원작을 본 사람들을 차치하고서라도, 현실과 동떨어진 세트에 공감이 되지 않는 것은 사실 일 터.누리꾼들은 이같은 <내일도>에 ‘원작을 하나도 반영하지 못한 희대의 망작’이라는 표현을 썼다.

온라인 커뮤니티 인벤의 한 누리꾼은 홍설의 방과 설내일의 방을 비교하는 사진 아래 “오피스텔도 아니고 아파트도 아닌 복층인 저 건물은 뭐지? 천정 높은 것 좀 보소, 월세 200만원은 나오겠다” “이래서 웹툰이나 소설이 공중파에서 리메이크 된다고 하면 걱정부터 된다는 말이 나오는 것. 몰입이 전혀 안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공중파 드라마 인테리어는 협찬 덩어리로 불쾌하다”는 표현을 썼다.

KBS ‘내일도 칸타빌레’ 속 가난한 대학생의 자취방(위)과 tvN ‘치즈인더트랩’ 속 가난한 대학생의 자취방 풍경은 확연히 비교된다.

누리꾼들은 지상파와 케이블 드라마 속의 ‘디테일’ 차이가 ‘공감의 차이’를 만든다고 지적한다. <미생>부터 <응답하라 1988>, 그리고 <치즈인더트랩>으로 이어지는 인기의 주 요인이 ‘디테일’이라는 것이다.

커뮤니티 ‘웃긴 대학’의 누리꾼들은 “‘치인트’ 속 설이 방의 ‘봉지 안 깐 휴지’ , 상 위 주르륵 놓여있는 고데기 등이 정말 실감난다. ‘응팔’에서도 덕선이네 벽지 누렇게 된 것에 정말 공감이 갔다”고 했다. 또 “아무리 가난해도 공중파에서는 최신형 휴대폰을 쓰는데, ‘치인트’ 속 설이는 ‘뷰2’를 쓴다. 디테일에 반했다”고 적은 댓글도 있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케이블 드라마는 작가, 감독, 소품 담당 등이 모두 동등한 위치에 있는 것 처럼 보여서 좋다”는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치인트> 홍설의 자취방과 <내일도> 설내일의 자취방을 비교한 게시물 아래 한 누리꾼은 “‘미생’이 공중파에 갔으면 어떻게 됐을까”라는 댓글을 남겼다. 수 많은 누리꾼들은 이 짧은 한 줄의 글에 많은 공감을 표시했다.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는 ‘치인트’ 속 홍설의 자취방 디테일.
‘노다베 칸타빌레’ 원작자의 2014년 당시 트위터 캡쳐

앞서 25일 tvN <응답하라 1988>과 <치즈인더트랩>의 중간광고단가가 각각 2250만원, 1500만원으로 현재 지상파에서 가장 높은 프로그램 전·후 광고 단가인 SBS <육룡이 나르샤>(1242만원), MBC <내 딸 금사월>(1360만5000원) <화려한 유혹>(13485천원) 등 보다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중간광고는 시청자들이 채널을 돌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중파들이 자위하기에는 시청자들의 눈에 띄는 ‘디테일’의 차이가 너무나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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