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는 ‘해적, 약탈자’를 뜻하는 스페인어 ‘필리부스테로(filibustero)’에서 비롯됐다. 1854년 미국 상원에서 캔자스·네브라스카주 신설을 막기 위해 반대파가 의사진행을 방해한 것을 지칭하면서 ‘정치적 의미’를 갖게 됐다. 필리버스터의 원조로는 고대 로마시대 소(小)카토가 카이사르의 집권을 막기 위해 원로원에서 해가 질 때까지 연설한 것이 꼽힌다.
역대 최장 기록은 1957년 미국 상원의 스트롬 서먼드 의원이 공민권법(인권법)에 반대해 진행한 24시간18분의 연설이다. 서먼드 의원은 화장실에 가지 않기 위해 연설 전 증기목욕을 해 몸의 수분을 뺐다고 한다. 최근엔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2010년 부유층 세금감면 연장안을 막기 위해 8시간37분동안 발언하며 이름을 전국에 알렸다. 공화당 대선주자인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2013년 9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안(오바마 케어)을 막고자 21시간 19분동안 필리버스터를 했다.
국내에서는 1964년 당시 의원이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한일협정 의혹을 제기한 자유민주당 김준연 대표의 체포동의안 저지를 위해 5시간19분동안 필리버스터를 했다. 본회의는 아니지만 신민당 박한상 의원이 1969년 ‘3선 개헌’ 저지를 위해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서 10시간15분동안 발언하기도 했다.
필리버스터는 1973년 국회법에 국회의원 발언 시간을 45분으로 제한하면서 폐지됐다가 2012년 국회선진화법 입법으로 39년만에 재도입됐다. 재도입 후 실제 필리버스터가 진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