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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츠동, 사과, 빨간 속옷…한국만큼이나 다양한 아시아 학생들의 시험 미신

싱가폴 학생들이 좋은 성적을 기원하는 ‘종형 곡선의 신’

한국에선 시험 보기 전에 미역국을 피하고 문제를 잘 풀라며 휴지를 선물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일본·중국 등 다른 나라들은 어떤 시험 미신을 갖고 있을까?

BBC는 2일(한국시간) 인터넷판으로 아시아 학생들이 시험 전에 치르는 의식 10가지를 소개하는 기사를 보도했다.

일본의 경우 시험날 가츠동을 먹거나 초콜릿 과자인 ‘킷캣’을 선물하는 문화가 있다. 이유는 둘 모두 가츠동과 킷캣 단어의 발음 때문이다. 가츠동의 ‘가츠’는 일본어로 ‘이기다’(かつ) 단어와, ‘키토카토’로 발음되는 킷캣은 ‘꼭 이겨라’(きっと勝て)라는 말과 발음이 같다.

한편 홍콩대학교의 캠퍼스 식당들은 사과 또는 사과로 만든 요리를 메뉴에 올려두고 있다. 사과의 중국어 발음인 ‘핑궈’는 중국어로 ‘안전’의 동음이의어이기 때문에 사과를 먹음으로써 시험을 무사히 잘 치를 수 있다고 여기게 된다는 것이다.

홍콩대학교에서는 ‘슈퍼패스(superpass·勁過)’라는 이름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길 기원하는 행사를 열기도 한다. 학생들은 먼저 식당에서 캐슈를 곁들인 돼지고기를 먹는데, 캐슈(腰果)는 중국어로 ‘시험 통과를 기원한다(要過)’는 말과 발음이 비슷하고, 정육면체 모양으로 썰은 돼지고기 요리(肉丁)는 마찬가지로 ‘시험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싶은 욕구’란 말과 발음이 유사하다.

학교로 돌아온 학생들은 구운 돼지를 칼로 써는 의식을 갖는다. 한 번에 고기를 둘로 쪼개면 시험 역시 한 번에 통과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 때 키위를 함께 먹는데, 키위(奇異果)는 중국어로 ‘시험을 통과하기 쉽다’는 말과 발음이 비슷하다.

말레이시아, 홍콩, 싱가폴 등지의 학생들은 시험날 아침 닭 육수를 마시기도 한다. 육수가 집중력에 도움이 된다는 믿음 때문에 싱가폴에서는 닭 육수가 학생들에게 잘 팔린다고 BBC는 전했다.

중국에선 빨강을 행운의 색으로 여기기 때문에 붉은 옷을 입는 경우가 많다. 특히 시험을 앞두고 빨간 속옷을 입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중국에선 낙제했을 경우 시험지 위에 빨간색으로 점수를 써주기 때문에 반대로 붉은 옷을 피하기도 한다.

싱가폴국립대학에는 ‘종형 곡선의 신(Bell Curve God)’에게 기도하는 독특한 문화가 있다. ‘종형 곡선의 신’이란 성적 분포 그래프를 그렸을 때 나타나는 종형 모양의 곡선에서 따온 것으로, 어떤 학생들은 각자 방에 제단을 만들어서 신에게 좋은 성적을 받게 해달라고 기원한다. 종형 곡선에서 상위권에 위치하게 해달라는 기도인 셈.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인터넷상에서 기도를 할 수 있는 웹페이지도 마련돼 있다.

BBC는 한국의 시험 문화 역시 소개했다. 시험을 앞두고 샤워를 하면 지식이 머리에서 다 날아가 버릴 것이라고 믿는 미신, 부모들이 수능을 앞두고 종교기관에 가서 기도하는 문화 등을 소개했다. 한국에선 미끌미끌한 미역국을 먹으면 시험에서 ‘미끄러진다’고 믿는 반면, 중국에선 ‘모든 것이 부드럽게 넘어가라’는 뜻으로 시험날 아침에 국수를 먹는 풍습도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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