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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사이클 선수의 기이한 행동, 이번에는 다리 털 논란

지난해 세계도로사이클선수권에서 우승한 페테르 사간(26·슬로바키아)은 14일 자신의 트위터와 페이북에 이런 글을 남겼다.

“나쁜 날씨 때문에 티레노 아드리아티코 대회 중 오늘 경주가 취소됐다. 나도 드디어 다리 털을 깎을 시간이 생겼다.”

사간은 양쪽 다리에 비누칠한 모습을 찍은 사진도 함께 올렸다. 이 글과 사진은 수많은 팬들에 의해 공유되면서 가디언 등 외신들도 흥미로운 기사를 썼다.

페테르 사간이 면도를 하지 않는 다리로 사이클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사이클링팁스 제공

가디언은 이날 ‘프로 사이클 선수의 최신 스캔들 : 면도하지 않는 다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다리 털을 깨끗이 깎고 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사이클 계에서 100년 넘게 지켜진 불문율”이라며 “사간이 과연 챔피언 위용과 사이클 위상을 떨어뜨린 것일까”며 논란을 전했다.

사간은 올해 대회부터 털을 깎지 않고 대회에 출전해왔다. 일반적으로 사이클 선수들은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고 부상시 추가 세균감염 없이 위생적인 치료를 받기 위해 다리를 면도한다. 마사지를 효과적으로 받기 위해서도 그랬다. 사이틀 전문매체 사이클링팁스는 “무엇보다 사이클계에서는 면도가 선수의 품격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페테르 사간이 14일 털을 밀겠다며 양쪽 다리에 비누칠을 한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페테르 사간 페이스북

그렇다면 사간이 갑자기 면도를 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사이클링팁스는 “본인도 특별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다”며 “모두 추측만할 뿐 사간에게 직접 물어본 사람도 없다”고 적었다.

사간은 세계 최고 경기력과 강렬한 쇼맨십을 겸비한 선수다. 어릴 때 세계주니어산악자전거선수권에서 우승한 뒤 사이클로 전향했다. 스프린트, 도로 사이클, 독주 등 사이클 종류와 종목에 상관없이 거의 모든 종목에서 마음만 먹으면 우승할 수 있는 엄청난 선수다. 다리 힘이 너무 강한 나머지 자전거를 자주 고장내 ‘터미네이터’라고도 불린다.

사간은 최근 5년 안팎 우승을 밥 먹듯이 하면서 악동 짓을 많이 했다. 레이스 도중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자신의 사이클을 집어던졌고 레이스를 약간 방해한 대회 관계자에게 욕설도 서슴지 않았다. 몇 해 전에는 시상대에 올라 여성 도우미의 엉덩이를 만져 구설수에 올랐고 한때는 머리를 반쪽은 밀고 반쪽은 장발인 상태로 나와 사이클을 탔다. 털을 깎지 않은 것도 또 다른 기이한 행동으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 가디언도 “사간은 무엇이든 하고 싶은 대로 해온 선수”라고 전했다.

도로사이클 세계챔피언은 다음해 1년 동안 5가지 색깔로 된 무지개 유니폼을 입는다. 투르 드 프랑스 우승자 슈테펜 로체는 “사간도 월드챔피언이 됐으니 모든 면에서 존경받아야 하고 모든 것이 깨끗해야 한다”며 사간을 비판했다. 사이클링팁스는 “사간의 팀 동료들은 사간의 행동을 개성 있고 이해할 만하다고 말하지만 외부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이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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