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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기획]- 가요계 봄은 ‘벚꽃엔딩’과 함께 온다…봄 노래 백과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봄이 성큼 다가서고 있다

따스한 봄 내음과 더불어 남도로부터 전해지는 꽃망울 소식 역시 한층 봄 기운을 재촉한다.

가요계의 봄은 어김없이 ‘벚꽃엔딩’이라는 노래와 함께 찾아온다.

2012년 발표돼 이미 4년여가 지난 노래지만 양상은 올해 역시 비슷하다. 여기저기서 버스커버스커의 노래 ‘벚꽃엔딩’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좀비 음원? 재등장한 봄 노래

봄 기운이 완연한 16일 오후 국내 대표 음악사이트 멜론.

실시간 음악 차트 톱100에는 다수의 봄 노래가 한꺼번에 고개를 들고 있다.

‘벚꽃엔딩’은 무려 12위까지 순위가 치솟았다. 벚꽃이 본격적으로 꽃망울을 터뜨릴 때면 다시 노래는 1위 자리를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4년 내내 현상은 반복돼왔다. 때문에 가요계에는 ‘사라지나 싶다가도 다시금 나타난다’해서 이 노래를 ‘좀비 음원’이라 부르기도 한다.

‘벚꽃 연금’이라는 우스갯소리 역시 있다. 팀 버스커버스커는 사실상 해체됐고, 4년간 솔로 콘서트나 일부 솔로 음원을 빼고서는 이렇다할 활동이 없지만, 해당 노래를 만든 장범준의 주머니는 날로 두툼해진다.

사실상 해체된 버스커버스커. 맨왼쪽이 장범준

장범준은 저작권료로 지난 4년간 약 46억원을 받아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장범준은 이 돈으로 결혼도 하고, 서울 강남에 위치한 건물도 한 채 사들였다.

장범준이 4년전 발표한 또 다른 노래 ‘꽃송이가’도 16일 현재 99위를 차지하며 톱100에 재진입했다.

아이유

가수 아이유와 하이포가 함께 부른 ‘봄 사랑 벚꽃 말고’도 순위를 높여가고 있다. 지난해 4월 발표돼 1년이 지난 이 노래는 15일 36위를 차지했고, 다시 하루 만에 6계단이 상승하며 30위권에 들어섰다. 역시 날이 따스해질 수록 순위는 높아질 전망이다.

걸그룹 여자친구의 멤버 유주가 가수 로꼬와 함께 부른 ‘우연히 봄’도 1년이 흐른 노래다. 봄 날씨와 함께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려내면서 54위를 차지했다.

▲시즌 송을 노려라

‘벚꽃엔딩’ 등의 연이은 히트로 인해 이를 본격적으로 노려보는 ‘봄 시즌 음악 시장’ 역시 활짝 만개한 모습이다.

‘벚꽃엔딩’에 따른 대중의 폭발적인 수요가 확인된 만큼 비슷한 영광을 위한 발걸음은 제법 바빠 보인다.

다수의 가수와 작곡가들이 봄 노래를 소개하며 새로운 왕좌를 꿈꾸고 있다.

일부에서는 빠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웬디와 에릭남

걸그룹 레드벨벳의 멤버 웬디와 가수 에릭남이 함께 부른 ‘봄인가 봐’는 발표 2주 만에 순위를 급상승시켰다. 날이 따뜻해지면 순위가 오르고, 반대로 날이 쌀쌀해지면 순위가 밀려나는 것이 마치 온난 전선을 닮았다. 16일 오후 현재 10위를 차지했다.

윤아

걸그룹 소녀시대의 윤아 역시 ‘덕수궁 돌담길의 봄’이라는 노래로 한 가락하고 있다. 인디스타 십센치가 피처링을 도운 이 노래는 11계단이 올라 42위에 랭크됐다. 데뷔 이후 첫 솔로곡을 낸 윤아의 달콤한 음색이 봄의 기운이 잘 어우러진다.

가수 유재환이 버벌진트의 피처링을 받아 발표한 노래 ‘꽃같아’도 98위로 톱100에 진입했다. 다가올 봄을 위해 일찌감치 2월에 내고 순위 상승을 기다렸던 곡이기도 하다.

이밖에 2년 전 ‘봄 타나봐’를 발표해 좋은 반응을 만끽했던 서인국은 올해도 ‘너라는 계절’이라는 노래로 팬들의 호응을 얻는 중이다. 상승세를 바탕으로 38위에 올랐다.

‘봄’ 느낌을 지닌 노래는 모두 상승을 뜻하는 ‘빨간색 화살표 표시’(↑)가 붙어있다.

▲시즌 송 강세

가요 제작자들은 ‘벚꽃엔딩’ 등의 인기는 시장 환경 변화가 불러온 불가피한 현상으로 이해하고 있다.

가요 제작자 ㄱ씨는 16일 전화통화에서 “음악계가 1년씩 준비해야하는 ‘음반 시장 중심’에서, 1~2개월 가량을 준비하는 ‘싱글 시장 중심’으로 돌아서면서, 시의성은 음악에서 더욱 중요한 덕목이 됐다”고 말했다.

봄 시즌송 뿐 만 아니라, 여름 시즌송, 가을 시즌송, 겨울 시즌송 등이 모두 비슷한 호황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음악을 즐기는 ‘디바이스’(장비)의 변천 역시 시즌송의 호황을 재촉한다.

이번 봄 시즌 시장에 합류한 기획사의 매니저 ㄴ씨는 “음악을 듣기 위해 CD플레이어나, MP3플레이어를 들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누구라도 휴대폰을 통해 상시적으로 음악을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대중 전반이 현재 고려하는 것과 생각하는 것, 그리고 바라는 것을 적절히 고려해야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이 매니저는 “오늘 아침에도 음악사이트와 포털사이트 인기 검색어 순위에 ‘봄’이 올라오는 걸 보면서 봄 노래를 발표한 것이 매우 시의적절했다고 여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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