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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석의 무대VIEW] ‘헤드윅: 뉴 메이컵’ 원작의 맛을 살린 조정석 vs 자유로운 무대 완성한 조승우

새로운 <헤드윅>이 탄생했다. 기존의 <헤드윅>은 잊어도 좋다.

뮤지컬 <헤드윅: 뉴 메이크업>(이하 ‘헤드윅’)의 가장 큰 변화는 거대한 무대와 설정이다. 한국 초연 이후 11번째 시즌의 <헤드윅>은 그야말로 뉴 메이컵이다. 뉴욕 오리지널 브로드웨이 공연에 맞춰 기존 소극장 공연과는 다른 새로운 공연으로 탈바꿈하며 헤드윅의 입장부터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전자기타의 굉음이 귓가를 때리며 객석의 불이 꺼진다. 관객들의 환호에 눈을 돌리자 헤드윅이 객석 통로로 입장하고 있었다. 화려한 금발과 자신감 넘치는 워킹으로 걸어들어왔다. 손을 뻗은 관객들에게 하이 파이브를 하기도 하고, 관객의 무릎에 앉아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여유가 넘쳤다.

‘헤드윅: 뉴 메이컵’ 조정석, 사진 쇼노트 제공

<헤드윅>은 뉴욕의 후미진 뒷골목에서 브로드웨이 대극장으로 무대를 옮겼다. 흥행 참패로 막을 내린 뮤지컬 세트에서 일생일대의 공연을 시작한다. 헤드윅의 공연장은 토미가 공연을 하는 뉴욕 타임스퀘어 건너편 브로드웨이의 한 극장이다.

읊조리듯, 토해내듯 사랑에 대해 노래하는 ‘사랑의 기원(Origin Of LOVE)’, 하드록 버전으로 새롭게 태어난 ‘슈가 대디(Sugar Daddy)’ 등 귀에 익은 넘버들이 흥겨움을 더한다. 기존 4인조 밴드에서 키보드를 추가해 강렬한 음악을 들려준다. 무대는 한층 흥미롭게 변했다. 헤드윅이 입장하는 장면을 영상으로 보여준다. 2층 관객들도 헤드윅의 입장을 영상을 통해 볼 수 있게 했다. 2막에서 무대 중앙에 있는 세트가 객석을 향해 달려들면서 헤드윅이 나타나 극적 긴장감을 높였다.

‘헤드윅: 뉴 메이컵’ 조승우, 사진 쇼노트 제공

<헤드윅>의 가장 큰 장점은 무대와 객석의 구분이 모호하다는 점이다. 이번 공연도 예외는 아니다. 이미 자신만의 독특한 헤드윅으로 전설적인 무대를 선보였던 윤도현, 조승우, 조정석과 새로운 헤드윅 변요한, 정문성이 무대와 객석을 오가며 관객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는다. 전회 전석 매진을 기록한 조승우는 자유로운 무대 매너를 선보였다. 조승우 특유의 애드리브는 관객들을 뉴욕의 브로드웨이로 안내했다. 헤드윅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울고 웃을 때면 관객들도 함께 울고 웃었다. 조승우가 가장 자유로운 공연을 만들었다면, 조정석은 좀 더 클래식에 가까운 무대였다. <헤드윅> 본연의 맛을 제대로 살렸다. 뮤지컬 <블러드 브라더스> 이후 2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 복귀한 조정석은 애드리브보다는 원작의 맛을 살리는데 주력했다. 5월 29일까지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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