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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만 한다면…유희관보다 더한 것을 보여주마

충격적이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5차전을 마치고 우승 확정에 벅차오르던 두산 팬들은 생각지 못했던 ‘빅쇼’를 보았다.

선수들의 우승 세리머니 도중 투수 유희관이 갑자기 상의를 벗고 춤을 췄다. 미리 준비한 듯 가슴 양쪽에 밴드까지 붙여 불필요한 노출까지 삼간 채 풍성한 몸매를 마음껏 자랑했다. 우승의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뛰쳐나온 줄 알았던, 프로야구 팬들을 모두 충격에 빠뜨린 이 퍼포먼스는 돌이켜보니 그보다 6개월 전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유희관이 두산 대표로 참가했던 프로야구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우승시 공약으로 내걸었던 약속이었다.

“밴드 광고라도 들어올 줄 알았는데 아무 것도 안 남더라”는 유희관의 씁쓸한 몸매 공개 이후 프로야구 선수들의 우승 공약이 더욱 과감해졌다.

‘탈의 쇼’가 가장 인기있었다.

지난해 최하위였던 KT 주장 박경수는 팀내 최고 인기남 이대형의 탈의쇼를 약속했다. 박경수는 “우리는 우승 아니라 5강만 확정되면 그 순간에 이대형을 마운드에 벗겨서 묶어놓겠다. 이대형이 성격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약속했다.

SK 김광현은 “우승하면 엔트리 27명 전부 벗고 그라운드를 돌겠다”고 했고, 삼성 차우찬은 “지난해 하려다 못한 김상수와 구자욱에 류중일 감독님까지 같이 옷을 벗고 춤추겠다”고 했다.

가장 뜨거운 약속은 롯데에서 나왔다. 황재균은 “(유)희관이 형의 몸매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겠다. 우리 팀에는 그보다 더한 거구가 한 명 있다”며 이대호와 함께 국내 거구 듀오를 이뤘던 최준석의 탈의쇼를 약속했다.

LG는 가장 독특한 공약을 내걸었다.

주장 류제국은 “우승하는 순간 외야 펜스가 열리면서 이병규 선배님이 말을 타고 달려나오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병규(9번)의 별명은 ‘적토마’다. LG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이병규를 상징하는 최고의 퍼포먼스다. 실현 가능한지 의문이 따르자 옆에 있던 박용택이 확신을 더했다. 박용택은 “이 얘기는 몇 년 전부터 해왔던 것이다. 실제로 구단 프런트에서도 꼭 준비하겠다고 약속한 상태다”고 말했다.

이 중 한국시리즈 우승은 단 한 팀만 할 수 있다. 세리머니도 단 한 가지만 볼 수 있다. 누가 제2의 유희관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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