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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미디어데이] ‘유희관 효과’ 올 우승 공약 대세는 상의탈의

시즌 개막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선수들이 야구팬들에게 내거는 우승 공약을 해가 갈 수록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두산 김현수(현 볼티모어)가 “제가 (유)희관이 형 옷을 벗기겠다”고 공약했고, 유희관은 팀의 14년 만에 우승한 현장에서 상의를 벗으면서 약속을 지켰다.

팬들이 호응이 좋아 2016시즌 개막 미디어데이에서도 기상천외하면서도 화끈한 공약 대결이 펼쳐졌다. ‘유희관 효과’ 때문이었는지 ‘상의 탈의’가 공약의 대세였다.

28일 오후 KBO(한국야구위원회)가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KBO 리그 정규시즌 개막에 앞서 ‘2016 타이어뱅크 KBO 미디어데이&팬페스트’를 열었다. 10개구단 감독과 선수 인터뷰에서 두산 김태형 감독이 팬들의 사윗감선수 추천 질문에 ‘유희관만 빼고 다 좋다’라는 답변을 해 박장대소를 이끌었다.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지난해 최하위였던 막내 구단 KT의 주장 박경수는 “현실적으로 우승보다는 5강 들어가면 KBO리그에서 (외모로) 3위 안에 들어가는 이대형을 마운드 위에서 상의를 벗기고 허수아비처럼 묶어놓겠다”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퍼포먼스 공약은 더 과감해졌다. 롯데 황재균은 “희관이 형 몸매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겠다. 우리 팀에 거구(최준석)가 있다”고 수위를 높이면서 “제가 벗길라고 노력하겠지만 후배니까 손승락 선배한테 도움을 요청하겠다”고 약속했다. SK 김광현은 “우승을 하면 한국시리즈 엔트리 27명 전원이 웃통을 벗고 야구장을 돌겠다”고 했다.

지난해 아쉽게 한국시리즈 문턱에서 주저앉은 삼성은 다시 한번 팬티 세리머니를 약속했다. 차우찬은 “지난해에는 김상수, 구자욱의 팬티 춤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실패했으니 이번에는 류중일 감독님까지 추가하겠다. 아직 답을 듣지는 못했지만 우승하면 감독님도 참여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NC 이재학도 “올해 꼭 우승을 해서 지난해 지키지 못한 이호준, 이종욱 선배의 섹시 댄스를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LG의 우승 공약이 가장 팬들에게 어필했다. LG 주장 류재국은 “우승을 확정하는 순간 외야 펜스가 열리면서 이병규(9번) 선배가 말을 타고 그라운드를 달리도록 하겠다”고 하자 옆에 있던 박용택이 “몇 년 전부터 나왔던 얘기다. 프런트에서 준비해오고 있다”고 했다. ‘적토마’로 불리는 프랜차이즈 스타 이병규의 별명을 떠올린 발상이다.

독특한 아이디어도 나왔다. 넥센의 주장 서건창은 “고척스카이돔이 최초 돔구장인 만큼 안전을 전제로 번지 점프를 한번 해보겠다”고 말해 팬들의 호응을 받았다.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에서 우승 공략을 실천한 것으로 기대를 모은 두산은 주장 김재호를 대신해 오재원이 “팀내 인기가 많은 90년생 선수들이 우승 기념 팬티를 입고 스카이 다이빙을 시키겠다”고 말했다.

한화 투수 안영명은 “김성근 감독님이 투수쪽이 애착을 갖고 있는 만큼 우승 헹가래를 투수만 따로 별도로 해드리겠다. 감독님이 키워주신 피칭만큼 충분하게 헹가래해 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KIA 윤석민은 실속파다. 윤석민은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을 약속하겠다. 저랑 양현종이 팬들이 원하는 진짜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약속했다.

공약은 여럿이 하지만 이를 실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팀은 하나다. 과연 2016시즌에 우승 공약을 지킬 수 있는 팀은 누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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