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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중기 김수현 이민호 이종석, 새로운 ‘한류 4대천왕’으로 떴다

세계 속으로 퍼져나가는 한국문화의 흐름을 뜻하는 한류(韓流), 2000년대 초반부터 쓰이기 시작한 한류의 역사는 항상 세계적인 인기를 몰고 다니는 스타들의 존재 때문에 가능했다. 스타들의 존재감은 빡빡한 검열 속에서도 각국으로 퍼져나갔고 한국의 이미지를 드높이는 첨병역할을 했다. 이 한류의 역사도 새로 쓰일 기세다. 2000년대 초중반 한류를 견인하던 남자배우 ‘한류 4대천왕’을 2010년대 중반 ‘신(新) 한류 4대천왕’이 이어받는다.

지난해 결혼 소식을 알린 배우 원빈을 마지막으로 원조 ‘한류 4대천왕’인 배우 배용준, 장동건, 이병헌, 원빈이 모두 품절남이 됐다. 또한 원빈을 마지막으로 이들도 모두 40대가 됐다. 시대는 또 다른 남자배우들의 부상을 바라고 있었다. 그리고 맞춰질 듯 맞춰질 듯 했던 이 퍼즐의 마지막은 배우 송중기가 급부상하면서 완성됐다. ‘젊은 피’ 김수현-이민호-이종석-송중기로 이어지는 새로운 ‘한류 4대천왕’이다.

배우 김수현(왼쪽부터), 이민호, 이종석, 송중기. 사진 경향DB

■ 新 한류 4대천왕의 완성 과정
‘한류’라는 단어와 한류를 탄 배우가 얼마만큼의 문화적 파급력을 보일 수 있는지는 배우 배용준이 여실히 보여줬다. 2002년 드라마 <겨울연가>에서 강준상-이민형 1인2역을 해낸 그는 일본에서부터 불어오는 급격한 한류바람을 탔다. 배용준은 그 이후 14년 동안 영화 두 편, 드라마 두 편 등 극히 적은 수의 작품에 출연했을 뿐이었지만 그를 ‘한류’의 대표주자로 여기는 시선은 식지 않았다. 비슷한 시기 드라마 <아름다운 날들> <올인> 등으로 한류 스타로 등극한 이병헌도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은 각각 ‘욘사마’와 ‘뵨사마’라는 애칭으로 더 유명하다.

빼어난 외모로 일찍부터 한류스타 대열에 오른 장동건과 원빈도 비슷했다. 두 사람은 함께 출연한 2004년작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를 통해 세계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으며 조각같은 외모와 카리스마 있는 극중 배역으로 한류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新 한류 4대천왕’의 결성 기미가 보인 것은 2009년 배우 이민호가 부상하기 시작하면서 부터다. 이민호는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 역으로 이 역할에 익숙했던 아시아 팬들의 마음을 잡았다. 이후 <개인의 취향> <시티헌터> <신의> <상속자들> 등의 드라마와 <강남 1970> 등의 영화로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뒤를 이어 이종석이 부상하기 시작했다. 2011년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을 통해 해외에 이름을 알린 그는 2013년 김우빈과 함께 한 <학교 2013>으로 폭발적으로 팬을 늘렸다. 이후에는 <너의 목소리가 들려> <닥터 이방인> <피노키오> 등의 드라마와 <노브레싱> <피끓는 청춘> 등의 영화에 출연했다.

2014년 이후 등장한 김수현과 송중기는 ‘新 한류 4대천왕’의 인기를 신드롬의 경지로 격상시켰다. 2012년 <해를 품은 달>로 부상하기 시작한 김수현은 2013년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 단숨에 중화권의 별로 떠올랐다. 송중기 역시 2010년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로 이름을 알린 뒤 드라마 <착한 남자>와 영화 <늑대소년>으로 상승세를 탄 후 군 전역 후 복귀작으로 택한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지금 가장 핫한 남자배우가 됐다.

배우 배용준(왼쪽부터), 장동건, 이병헌, 원빈. 사진 경향DB

■ 외모에서 분위기로, 카리스마에서 친근함으로
이전 2000년대 원조 ‘한류 4대천왕’은 모두 외모나 연기력으로 시청자와 관객을 압도하는 카리스마가 있었다. 배용준은 자상한 이미지로 한국 남성의 대외적인 이미지를 바꿨지만 쉽사리 차기작을 택하지 않는 신중함으로 신비로운 이미지를 만들었고, 이병헌 역시 액션과 드라마를 겸비한 연기력으로 인기를 끌었다.

장동건과 원빈 역시 평범한 사람으로서는 상상하지 못할 빼어난 외모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新 한류 4대천왕’은 외모 뿐 아니라 신장이나 분위기에서 풍기는 아우라가 시대가 선호하는 남성의 이미지를 대변하고 있으며, 그 안에서 배어나는 친근하고 인간적인 이미지로 팬들을 공략하고 있다.

우선 김수현(180㎝), 이민호(187㎝), 이종석(186㎝), 송중기(178㎝) 등 180㎝에 육박하거나 이를 앞지를 정도로 큰 신장을 갖고 있다. 실제로 보면 경악할 정도의 작은 얼굴은 이들의 분위기를 훨씬 배가한다. 장동건이나 원빈처럼 걸출한 외모로 꼽히진 않지만 각자의 개성있는 미모로 어필한다는 점도 비슷하다. 실제 이종석은 모델로 활동을 시작하기도 했다.

또한 원조 4대천왕이 일본에서의 인기를 기점으로 한류 스타의 이미지를 다진 것과 달리 新 4대천왕은 중국을 비롯한 대만, 홍콩 등 중화권을 인기의 시발점으로 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그리고 이들은 원조 4대천왕과는 달리 친근함과 인간적인 매력으로 다가서고 있다. 이민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가장 잘 이용하는 배우 중 하나로 꼽힌다. 그의 중국 SNS 웨이보는 3000만명에 가까운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으며, 페이스북 역시 1700만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김수현과 이종석은 극중 역할이 맞다면 카리스마를 기꺼이 버리는 모습도 많이 보였다. 김수현은 지난해 드라마 <프로듀사>에서 어리바리한 신입PD로 몸 개그를 아끼지 않았고, 이종석 역시 영화 <피끓는 청춘>에서 코믹 연기를 아끼지 않았다.

송중기 역시 <태양의 후예> 속 유시진 대위를 연기하면서 군인 특유의 카리스마 못지않게 강모연 역 송혜교와 티격태격하거나 능청스러운 연기를 다수 선보이면서 인간적인 매력을 보였다.

홍콩의 여명, 장학우, 곽부성, 유덕화에서 비롯된 ‘4대천왕’은 배용준-장동건-이병헌-원빈을 거쳐 김수현-이민호-이종석-송중기로 완성됐다. 이들 네 명이 만드는 ‘한류 전성기’는 과연 몇 년이 지속될지, 아시아의 눈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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