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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못가면…미녀새 바로 날개 접는다

러시아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육상 스타 옐레나 이신바예바(34)가 리우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할 경우 곧바로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여자 장대높이뛰기 이신바예바는 20~23일 러시아 중부 체복사리에서 열리는 러시아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러시아에서 가장 큰 육상대회인 동시에 애초 8월 리우 올림픽 선발전을 겸한 대회였다. 그러나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지난 18일 ‘러시아 육상 국제대회 출전 금지 처분 유지’ 결정을 내리면서 대표 선발전 의미가 사라졌다. AP통신은 “체복사리에 관중도 별로 없고 선수들의 의욕도 떨어졌다”고 20일 전했다.

이신바예바. 사진|게티이미지/이매진스

세계기록을 28번이나 경신한 이신바예바는 이번 대회가 은퇴무대가 될 수 있음을 밝혔다. 이신바예바는 대회 출전에 앞서 러시아 타스통신과 인터뷰에서 “러시아 선수가 리우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하면 이번 국내 선수권이 내 마지막 경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리우올림픽에서 은퇴를 선언한 이신바예바는 IAAF의 결정에 수차례 불만을 드러냈다. 이신바예바는 “도핑 양성 반응이 나오지 않은 선수가 올림픽에 나서는 걸 막는 것은 명백한 인권 침해”라고 분노했다. 이신바예바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IAAF를 제소할 계획이다.

2012년 런던올림픽 여자 400m 허들 금메달리스트 나탈야 안트유크(34)도 “목표가 사라지면 무엇으로 동기를 부여하겠는가”라고 되물으며 “그동안 리우올림픽이라는 확실한 목표를 향해 달렸지만, 지금은 모든 게 사라졌다”고 허탈해했다. 여자 투포환 유리 쿠제프는 “IAAF가 부당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우리가 먼저 올림픽 불참을 선언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AP통신은 “몇몇 선수들은 육상을 제외한 다른 종목에서도 올림픽에 출전을 보이콧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현재로서 IAAF의 결정이 번복될 가능성은 무척 낮아 보인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IAAF가 러시아 육상 국제대회 출전 금지 처분 결정에 대해 “도핑에 대한 강력한 자세”라며 환영했기 때문이다. 세계반도핑기구(WADA) 초대 회장을 지낸 리처드 파운드 IOC 위원(캐나다)은 지난 19일 영국 선데이타임스를 통해 “러시아 대표팀 전체를 리우 올림픽에 나서지 못하게 하는 핵폭탄 같은 결정도 전혀 불가능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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