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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코치’ 이경수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이경수(37)는 한양대 시절부터 아시아에서 손꼽히는 공격수로 이름을 날렸다. 줄곧 태극마크를 달면서 2000년대 한국 배구를 이끌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과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주역이었고, 이후에도 국가대표 중심선수로 수많은 경기에 나섰다.

그러나 2016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에서는 낯선 자리로 대표팀에 승선했다. 지난 2월 은퇴경기를 치른 이경수는 이번 대표팀에서 지도자로 첫 발을 내디뎠다. 이미 은퇴 결심을 굳힌 지난해 말 박기원 전 감독의 부름을 받아 대표팀 코칭스태프로 합류한 이경수는 지난 1월 2020년 도쿄올림픽을 겨냥해 어린 선수들을 지도한 경험이 있지만 성인 대표팀을 맡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경수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 코치(왼쪽)이 22일 캐나다 사스캐처원주 사스카툰의 사스캐처원대학 내 트레이닝장에서 선수들 훈련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사스카툰 | 이정호 기자

이 코치는 “아직 모르는게 많다. 많이 배우고 있다”고 새 역할을 쑥쓰러워 하면서도 “지도자로 대표팀에 들어오니 감회가 남다르다. 뭔가 하겠다는 생각보다 배운다는 생각, 많이 공부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대표팀에 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선수’ 이경수는 대표팀 뿐만 아니라 V리그에서도 화려한 발자취를 남긴 스타플레이어다. 프로 원년인 2005 V리그에서 득점상, 서브상, 인기상을 휩쓴 것을 시작으로 V리그 통산 득점 1위(3841점), 공격 득점 1위(3250점)의 대기록을 가지고 있다.

평생을 해온 배구지만 선수가 아닌 지도자로서 느끼는 배구는 또 다르다. “몸으로 움직이는 선수 때와는 달리 머리로 해야할 것이 많아 어려움이 있다. 아직 선수일 때 생각이 많은 것 같다. 특히 선수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는 늘 고민이다. 다그쳐야 할 때도 있는데 너무 무른거 같기도 하다”고 자신을 돌아봤다. 프로에서 뛴 14년이라는 세월 탓에 아직 ‘코치’라는 직함은 아직도 그에게 어색하다. 그럼에도 ‘초보’ 이 코치는 신중하고 꼼꼼한 성격 때문에 지도자로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코치는 한때 한국배구가 아시아 최고였던 시절에 간판선수로 활약했다. 그러나 지금은 세계 무대는 물론 아시아에서도 고전하는 현실 속에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그만큼 그가 느끼는 책임감도 크다.

이 코치는 “1주차 경기에서 3패를 당했고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지금 선수들 모두가 이기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믿고 응원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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