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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군단’ 완전 변신 SK, 물음표도 홈런으로 지웠다

SK는 2016시즌 팀 컬러에 변화를 예고했다. 아직 꽃을 피우지 못한 힘 있는 타자들을 잇따라 영입하면서 장타 옵션을 늘리는데 집중했다. 극심한 ‘타고투저’ 트렌드를 보여주는 리그에서 좌·우 95m, 중앙 120m의 규모로 다른 구장에 비해 작고, 펜스 높이도 2.4m로 낮아 대표적인 타자 친화적 구장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인천 SK행복드림 구장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SK는 그동안 꾸준히 많은 홈런을 기록하는 팀 가운데 하나였지만 장타력이 강조되는 최근 트렌드에서 경쟁력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다. 지난해 홈에서 78개의 홈런을 쳤지만 81개의 피홈런을 기록하며 홈 어드밴티지를 살리지 못했다.

SK가 ‘홈런 군단’으로 완벽하게 변신 중이다. SK는 지난 3일 벌써 팀 홈런 100개를 채웠다. 공동 2위 두산, KIA(87개)와도 10개 이상 차이가 나는 압도적인 1위다. 145홈런(5위)로 마친 지난해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팀 장타율도 2위(0.454)에 올라 있다.

지난 시즌 데려와 SK 중심타선에 가세한 정의윤, 최승준이 ‘한방야구’를 주도하고 있다. 정의윤은 LG와 트레이드로, 최승준은 자유계약선수(FA)로 이적한 정상호(LG)의 보상 선수로 영입한 선수다. 이외에도 최정이 15홈런, 헥터 고메즈가 14홈런, 이재원이 11홈런으로 두자릿수 홈런을 쳤고, 이어 김강민(7개), 박재상, 박정권(이상 6개), 김성현(5개) 등도 상·하위 타선에서 만만치 않은 폭발력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 초반에도 홈런이 많이 나왔지만 지금과 느낌이 조금 다르다. 결정적인 순간 나오는 홈런으로 팀이 승리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상대 마운드에 SK의 장타에 대한 두려움을 심어주고 있다는데 의미가 있다. SK는 지난 17경기 동안 매 경기 홈런이 터지면서 13승4패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팀 17경기 연속 홈런은 역대 2위 기록이다. 주중 한화전이 홈에서 열리는 만큼 역대 최고 기록인 20경기(2004년 KIA)와 타이를 노릴 수 있다.

잘 나가고 있지만 그림자도 있다. 여전히 득점에서 홈런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크다. 홈런이 꾸준히 나오던 지난 5월말에도 타선이 집단 슬럼프에 빠지면서 추락한 기억이 있다. 다시 홈런포로 불이 붙은 타선의 모든 공격지표는 개선된 모습이다. 그렇지만 더 끈끈한 경기력을 위해서는 SK가 상대적으로 높은 홈런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

SK는 2009년 기록한 한 시즌 팀 최다홈런(166개)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2004년 34개의 홈런을 때린 박경완과 30홈런을 날린 이호준(NC) 이후 30홈런 타자 탄생의 꿈도 무르익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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