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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김덕현 한국 육상 올림픽 메달 획득 무한도전

불모지에서 꽃을 피울 수 있을까. 마라톤을 제외하면 올림픽 메달이 없는 한국 육상이 리우에서 기적에 도전한다.

경보의 김현섭(31·삼성전자)과 멀리뛰기 김덕현(31·광주광역시청)이 2016 리우올림픽 메달권 진입의 부푼 꿈을 안고 무한 도전에 나선다. 지난 10여 년간 한국 육상을 대표해온 간판이지만 세계 정상권과는 거리가 있었던 이들은 이번 올림픽에서 함께 희망가를 부른다.

김현섭은 50㎞로 주종목을 바꿔 새로운 도전장을 던졌다. 김현섭은 이번 올림픽에 남자 경보 20㎞와 50㎞에 모두 도전하지만 방점은 50㎞에 찍혀 있다. 그동안 20㎞를 주종목으로 뛴 김현섭은 2011·2013·2015 세계육상선수권 3연속 톱10에 오르며 한국 경보의 대들보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과감한 변화를 선택했다. 최근 세계 경보계의 20㎞ 기록이 상향 평준화가 되면서 경쟁이 뜨거워진 반면 50㎞는 기록이 정체된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강원도 고성에서 올림픽 담금질을 하고 있는 경보 대표팀 김현섭. 삼성전자 육상단 제공

경보 최강국인 러시아가 도핑 파문으로 올림픽 출전이 어려워진 것도 호재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러시아 육상 선수들의 개인 출전 자격을 심사하고 있지만 경보는 과거에 도핑 파문이 끊이지 않아 구제될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가 빠지면 중국·일본·스페인 등이 혼전 구도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민호 경보대표팀 코치는 “현실적으로 20㎞는 톱10이 목표일텐데, 50㎞는 잘 준비하면 메달권도 노려볼 만하다. 스피드가 있는 김현섭이 지구력을 보강하고 경기 운영만 지혜롭게 한다면 충분히 입상권에 도전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섭은 현재 강원도 고성에서 장거리 레이스 적응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이 코치는 “2㎞를 22번 왕복하는 44㎞ 훈련을 진행 중인데 현재까지 페이스가 좋다”고 전했다. 경보 대표팀은 이번 올림픽에서 3시간40분대 초반이면 올림픽 메달권에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 시즌 랭킹 3위의 기록이 중국 왕젠동의 3시간41분이다. 50㎞ 대회에 2번밖에 출전하지 않은 게 약점이지만 김현섭은 컨디션을 잘 끌어올려 한국기록(3시간45분55초)을 깨고 메달권 진입의 꿈에 도전한다.

김덕현이 지난달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메스 라이드 라 미팅 2016 남자 멀리뛰기에서 8m22를 뛰어 한국 기록을 경신한 뒤 기록판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한육상경기연맹 제공

도약 종목의 간판인 김덕현도 이번 올림픽에서 멀리뛰기와 세단뛰기에 함께 출전한다. 올림픽 기준 기록을 통과하기도 쉽지 않은 한국 육상의 현실에서 김덕현은 두 종목 모두 기준 기록을 통과했다. 김덕현은 이번 올림픽에서 그동안 국제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냈던 세단뛰기 대신 멀리뛰기에 집중한다. 최근의 페이스와 입상 가능성 등을 스스로 꼼꼼하게 분석한 뒤 내린 결론이다.

멀리뛰기에서의 기록 상승세가 돋보인다. 김덕현은 지난해 11월부터 해외전지훈련을 통해 약점이던 도움닫기를 집중 훈련하면서 기록이 좋아졌다. 김덕현은 지난달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메스 라이드 라 미팅 2016 남자 멀리뛰기 결승에서 8m22를 뛰어 2009년 자신이 기록한 종전 한국기록(8m20)을 뛰어넘은 신기록을 작성했다. 이 기록은 올 시즌 세계랭킹 11위에 해당한다. 큰 무대인 올림픽에서는 일반적으로 기록이 하향평준화되면서 순위 경쟁이 펼쳐진다.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윌 클레이(미국)의 기록이 8m12다. 김덕현이 자기 기록을 내준다면 충분히 올림픽 결선 진출은 물론 입상권도 기대할 수 있다.

대한육상경기연맹 김돈순 사무국장은 “김덕현은 경험이 풍부하고 큰 대회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싸움을 할 줄 아는 선수”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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