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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Why?발명도둑을잡아랏’ 허승민 연출, 공연계 ‘천만 영화감독’ 같은 존재

허승민 연출(45)이 손대면 터진다. 가족뮤지컬 분야에서는 ‘천만 영화감독’같은 존재다. 초연작만 18개 작품을 했다.

원작을 재해석해 무대 공연으로 만든 <구름빵_주크박스플라잉어드벤처>, 어린이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캐릭터 뽀로로로 만든 <뽀로로와 별나라요정>, 여자 아이들의 판타지를 충족시킨 <시크릿쥬쥬_레인보우콘서트> 등 어린이들에게 ‘천만 영화’같은 작품들이 허 연출의 손을 거쳤다.

연출가 허승민이 5일 서울 용산동 국립중앙박물관 내 극장 용에서 ‘스포츠경향’과 만나 포즈를 취하고 있다.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허승민 연출이 자신의 19번째 작품으로 <뮤지컬 Why? 발명도둑을잡아랏!>을 선택했다. 무대 위에서 즐기는 사이언스 에듀컬 <뮤지컬 Why? 발명도둑을 잡아랏!>은 멋진 발명가가 되고 싶은 주인공 꼼지가 세계를 발전시킨 역사 속 위대한 발명가들을 만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전구를 발명한 에디슨, X선을 발견한 뢴트겐, 만유인력을 발견한 뉴턴 등 원작에 등장하는 과학자와 발명가들이 무대에 등장한다. 주인공이 발명품들을 훔쳐 역사를 바꾸고자 하는 악당과 대결하는 드라마적 요소를 가미시켰다. 만화로 재미있게 지식을 습득하는 원작의 특성을 그대로 무대에서 재현했다.

허승민 연출은 대학로에서 연극을 하면서 대사보다는 비주얼에 더 관심을 기울였다. 자연스럽게 어린이들을 위한 공연에 관심을 가지면서 아동극 <마법사 닥터 웁스>(2003)로 데뷔했다. 젊은 시절부터 아이들의 마음을 잘 안다고 생각했던 허 연출은 첫 공연에서 자신이 틀렸음을 알았다. 웃지 않는 아이들을 보며 부랴부랴 수정한 무대를 올리기도 했다.

“가족뮤지컬은 가족만 보는 공연이다. 가족은 아이들과 부모다. 삼촌, 고모, 이모가 아니다.(웃음) 삼촌은 내가 만든 공연을 이해하지 못한다. 유치할 것이다. 예술이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다. 연극을 전공했고, 대학로에서 연극을 했다. 가족뮤지컬은 그 기준을 가지고 만들면 안된다. 처음에 가족뮤지컬을 만들 때 그런 기준을 깨는 게 가장 힘들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기준이 있다. 예술이라는 잣대를 일방적으로 들이대면 가족뮤지컬을 만들 수 없다. 내가 만든 공연은 악당이 죽으면 박수치기도 하면서 끊임없이 공연에 몰입한다. 팔짱끼고 보는 공연이 아닌 공연의 일부가 된다.”

허승민 연출은 70분 동안 어린이들이 집중하게 만든다. 어린이들의 입장에서 공연을 만든다. 어른들의 기준이 아닌 어린들의 기준이 우선이다. 드라마의 개연성과 논리로는 어린이들에게 다가갈 수 없다. <뮤지컬 Why? 발명도둑을 잡아랏!>도 과학쇼처럼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과학 이론과 발명가들이 만든 발명품을 어떻게 보여줄지 콘셉트를 잡는 게 가장 힘들었다.

연출가 허승민이 5일 서울 용산동 국립중앙박물관 내 극장 용에서 ‘스포츠경향’과 만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내가 만드는 공연에서 가장 중요한 점이 첫째도 재미, 둘째도 재미, 셋째도 재미다. 재미가 없으면 안된다. 아이들이 가진 판타지를 깨지 않는 게 중요하다. 거기다가 교육적인 내용이면 더 좋다. 국립극장에서 <비틀깨비> 공연을 올릴 때, 공연 전 무대에 스펀지를 뿌렸다. 아이들과 같이 청소하고 공연을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모두 반대했지만, 결국 성공했다. 아이들은 어른들과 다르다. 청소하는 것도 공연의 일부분이었다.”

가족뮤지컬은 유명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누가 확보하는냐에 따라 공연의 성패가 결정되는 구조다.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아니면 투자받는 게 힘든 환경이다. 가족뮤지컬 시장과 함께 성장해 온 허승민 연출이 이러한 가족뮤지컬 시장 구조를 바꾸기 위해 지난해 직접 제작사를 설립했다. 첫 작품으로 <뮤지컬 Why? 발명도둑을 잡아랏!>을 선택했다. 어린이들과 부모들이 즐길수 있는 다양한 공연을 만드는 게 꿈이다.

재미있는 발명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뮤지컬 Why? 발명도둑을 잡아랏!>은 15일부터 8월 28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내 극장 용에서 공연한다. 5만5천원/ 3만3천원, 1544-5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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