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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드’ 어떤 페어든 같은 감동...정선아에 버금가는 아이비

초록 마녀와 금발 마녀가 돌아왔다.

‘위키드’ 사진 클립서비스 제공

가장 사랑받는 가족뮤지컬 가운데 하나인 <위키드>가 신구 조화가 돋보이는 캐스팅으로 더욱 풍부한 무대를 만들었다. 원작보다 더 글린다스러운 정선아, 인생 배역을 만나 인생 역전에 성공한 초록 마녀 박혜나, 폭발적인 가창력을 아낌없이 선사한 차지연, 록시 하트를 잊게 만든 아이비가 호흡을 맞춘다. 어떤 배우가 공연하는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어떤 페어를 봐도 <위키드>의 감동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글린다가 거대한 비눗방울을 타고 내려오면서 극은 시작된다. 시계추를 상징화해서 광택 나는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비눗방울은 수천개의 비눗방울을 만들며 판타지의 세계로 이끈다. <위키드>는 동화 <오즈의 마법사>를 새롭게 해석한 작품이다. 원작의 주인공 도로시는 대사로만 처리되고, 허수아비, 양철나무꾼 등은 조연으로 나온다. <위키드>는 도로시 대신 나쁜 마녀로 알려진 초록 마녀 엘파바와 착한 마녀로 알려진 금발 마녀 글린다가 극을 끌어간다.

엘파바와 글린다는 갈등관계이면서도, 서로를 가장 이해하는 친구이기도 하다. 두 사람은 쉬즈 대학에서 룸메이트가 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엘파바는 시골에서 쉬즈 대학에 유학 온 촌뜨기 같다. 반면에 글린다의 사랑스러운 외모는 세련미가 넘친다.

<위키드>의 음악은 팝적인 요소가 가득 찬 넘버들로 구성되어 있다. 글린다는 자신감으로 무장한 캐릭터다. 자신이 최고다. 최고인 글린다는 자신보다 못한 엘파바를 변신시키려 한다.

“나보다 잘난 사람아직 본적없어/ 못난이가 있으면 예쁘게 꾸며줘야 해/ 보면 알아 견적이 딱 나와/ 나만 믿어 그러면 너의 미래는 파퓰러.”

<위키드>의 킬링 넘버인 ‘Popular’를 부르는 글린다는 얄밉고 허영심 가득하지만 순수하고 통통 튀는 매력을 마음껏 뽐낸다. 엘파바는 1막 엔딩곡인 ‘중력을 벗어나(Defying Gravity)’를 부르며 마법사와 싸우겠다는 의지를 다진다.

무대는 관객들을 판타지로 이끈다. 54번 무대 전환이 이뤄진다. 거대한 타임 드래곤과 수 천개의 비눗방울이 마치 동화의 세계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에메랄드 시티의 녹색 풍경이 이채롭다. 엘파바의 피부색이기도한 녹색은 <위키드>를 대표하는 색이다. 배우들의 의상은 가히 놀랍다. 350여 벌의 의상이 각 배우들에 맞게 제작되었다. 단 한 벌도 같은 의상을 입은 배우들이 없다.

글린다로 새롭게 합류한 아이비는 인생 배역을 만난 듯 하다. <시카고>의 록시 하트 이미지가 강했던 아이비가 귀엽고 사랑스러운 글린다 역할을 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날려버렸다. 원캐스트로 록시 하트 역을 소화하면서 단단한 배우로 성장한 아이비는 정선아에 버금가는 또 다른 글린다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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