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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낮 킨텍스서 기미가요가…ALL FC, “우리는 대한체육회 소속”

대낮 킨텍스에서 기미가요가 울려 퍼졌다.

1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KINTEX)에서 열린 이종격투기대회 ‘올 FC(ALL FC)’ 1차 대회에서 일어난 일이다.

이날 일본 선수 키요시 쿠와바라가 대회장에 들어서자 킨텍스 내 대형 스피커에서 일본의 기미가요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여느 격투기 대회가 그렇듯 대회장 내 엄청난 열기와 함성에 대부분은 알아채지 못 했지만 일부 관중은 곧 이 음악이 기미가요임을 알아채고 자신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회사 측의 어이없는 진행을 비난했다.

누리꾼 ‘한****’는 경기 직후 “한국대회에서 기미가요 듣기는 진짜 난생 처음”이라며 “지금도 믿기지가 않네”라는 글을 남겼다. 또 다른 누리꾼 ‘her****’ 또한 “기미가요를 한국 땅에서 튼다는 것이 말이 되나”라며 “그것도 한국을 대표하는 전시관인 킨텍스에서라니 진짜 기가막힌다”는 등 선수와 대회사를 맹비난했다.

일반적으로 격투기 선수들은 각각 자신과 어울리는 곡을 따로 준비해 사전에 대회사 측과 조율, 자신의 입장곡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러자 당사자인 쿠와바라도 억울함을 호소했다. 쿠와바라는 한 누리꾼이 남긴 비난글에 한국어로 “굉장히 폐를 끼치고 있습니다. 근데 우리는 음악 선택하지 않는다. 한국은 제2의 고향”이라는 댓글을 달며 자신이 선택한 곡이 아님을 주장했다.

결국, 대회사 측이 ‘스스로’ 알아서 기미가요를 일본 선수의 입장곡으로 선택, 경기장이 떠나가도록 틀어댄 것이다.

기미가요는 일본의 국가로 일본 천황의 시대가 영원하기를 염원하는 가사가 담겨있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는 이 노래를 조선인의 황민화 정책을 위해 하루에 1번 이상 각 학교 조회시간, 일본 국기 게양과 경례 뒤에 반드시 부르게 했다. 우리 민족의 가슴아픈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곡인 것이다.

올 FC 측은 18일 오전 현재까지 이와 관련한 어떠한 사과나 공식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대회사 측은 “‘ALL FC’는 대한민국 이종격투기 단체 중 유일한 대한체육회 가입단체다”라고 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번 대회는 세계이종격투기총연맹(총재 유동호)과 대한이종격투기연맹(회장 권창희) 등이 주관하고 대한체육회와 서울특별시체육회 등이 후원하는 첫 이종격투기 대회로 이날 1회 대회를 시작으로 서울과 인천, 수원 등에서 올해 4번의 대회를 더 치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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