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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올림픽] 어설픈 방패대신 ‘한방’…신태용호 화력전으로 메달 노린다

날카로운 ‘창’이 어설픈 ‘방패’보다는 낫다. 신태용 감독(46)이 이끄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이 화력전으로 2회 연속 메달에 도전한다.

한국은 31일 브라질 상파울루를 떠나 사우바도르에 입성했다. 전날인 30일 스웨덴과의 평가전에서 3-2로 역전승을 챙기면서 즐거운 분위기 속에 결전지에 도착했다. 한국은 이곳에서 마지막 담금질을 마친 뒤 5일 피지와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이후 8일 독일과 2차전을 치른 뒤 브라질리아로 무대를 옮겨 11일 멕시코와 최종전을 벌인다.

한국은 최종모의고사인 스웨덴전에서 장점을 드러냈다. 전반 26분 수비 불안으로 선제골을 내준 뒤 흔들림은 없었다. 오히려 공격에 박차를 가해 문창진(23·포항)이 전반에만 2골을 넣고 후반 8분에 류승우(23·레버쿠젠)이 골을 추가하면서 3-2로 승부를 뒤집었다.

세 골 모두 물흐르는 듯한 조직력으로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득점은 없지만 모든 것이 완벽했던 황희찬(20·잘츠부르크)을 비롯해 문창진과 류승우, 권창훈(22·수원) 등 2선 공격진은 화끈했다. “1골을 내주면, 2골 아니 3골을 넣겠다”고 한 신 감독의 다짐 그대로였다.

한국이 본선에서 팀 컬러로 화력전을 선택한 것은 역시 약점을 메우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당초 신 감독은 “마냥 공격만 할 수는 없다”고 고민했지만 10여일 만에 수비 조직력을 완성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8강 진출을 위해 다득점을 고려해야 하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피지는 오세아니아 예선에서 뉴질랜드의 몰수패 징계로 행운의 본선행을 누렸다. C조에서 8강을 노리는 한국과 독일, 멕시코 모두 1승 제물로 노리는 터라 승리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 한국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2승1패를 기록하고도 골득실에 밀려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던 전례도 있다.

신 감독은 피지전에서 화력전을 예고하면서 행복한 고민도 하게 됐다. 당초 와일드카드로 발탁된 석현준(25·포르투)이 공격을 이끌 것으로 기대됐지만, 황희찬이 나이를 뛰어넘는 활약을 펼치면서 주전경쟁은 더욱 뜨거워졌다. 신 감독 “(황)희찬이는 골은 넣지 못했지만 상대 수비를 흔들어주면서 제 몫을 해줬다”고 칭찬했다. 황희찬은 지난 1월 카타르 최종예선에서 동료들과 호흡을 맞췄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또 다른 와일드카드 손흥민(24·토트넘)이 1일 합류할 경우 공격력은 더욱 강해진다. 손흥민은 2차전 독일전부터 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한국이 피지전에서 수비를 잊어서는 안 된다. 피지는 최근 올림픽팀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 말레이시아와의 A매치에서 1-1로 비겼다. 또 와일드카드로 합류한 유일한 피지 해외파 로이 크리슈나가 역습에 능한 선수라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스웨덴전처럼 장현수(25·광저우 푸리)가 중앙 수비가 아닌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할 경우 기존의 최규백(22·전북)과 정승현(22·울산) 등이 집중력을 더욱 끌어올려야 한다. 신 감독은 “상파울루에서의 훈련은 큰 어려움이 없었다. 지금까지는 생각대로 착착 잘 이뤄졌다”며 “남은 기간 잘 준비에서 올림픽 본선에선 더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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