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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상황] 나는 이렇게 아이폰을 탈취 당했다

아이폰 분실자들에게 스미싱 문자를 보내 아이폰을 탈취하는 일이 끊이지 않아 주의가 요구된다. 대부분 아이폰 사용자들이 CIA도 뚫지 못한다는 애플의 보안 기능을 믿고 방심하는 틈을 노리는 귀신 같은 수법이다.

지난 11일 술자리에서 3년간 잘 써 오던 아이폰을 잃어버린 직장인 ㄱ씨. 다음날 아침, 분실 사실을 깨닫자마자 전화를 걸어 봤지만 이미 전원이 꺼진 상태였다.

평소 애플 제품을 애용해 온 ㄱ씨가 떠올린 것은 아이클라우드 접속. 아이클라우드의 ‘내 아이폰 찾기’에서 잃어버린 아이폰을 ‘분실 모드’로 설정했다. 누군가가 전원을 켜고 온라인에 접속하면, 화면에 ‘이 아이폰은 분실된 상태입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연락처만 나올 뿐 전화기를 먹통 상태로 만드는 기능이다. 출근길에는 회사 근처 통신사 대리점에 들러 분실 신고도 마쳤다.

이런저런 상황을 설명했더니 대리점 직원으로부터 “이제 이 전화기는 누구도 사용할 수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전화기를 다시 찾지는 못한다고 해도 혹시나 벌써 전화기를 ‘인수’받았을지 모를 ‘분실폰 판매조직’에 골탕을 먹일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 한편이 뿌듯하기까지 했다.

새 폰을 개통한 ㄱ씨에게 ‘괴문자’가 온 것은 지난 26일 오후 6시30분쯤. ‘아이폰을 찾았으니 링크된 주소에 연결해 상세한 위치를 확인하라’는 내용이었다. 애플의 로고가 찍혀 있는 데다 무엇보다 전화기를 찾았다는 반가움에 마치 홀린 듯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넣는 순간, ‘아차’ 하는 마음이 들었다. 즉시 사이트를 빠져 나왔지만 이미 상황은 끝났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고객센터와 연결이 어려운 금요일 늦은 오후시간대를 이용한 것도 의도적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찜찜한 마음으로 주말을 보낸 ㄱ씨가 월요일 아침 일찍 애플고객센터에 SOS를 쳤지만 상황은 예상대로였고,그저 허탈한 마음에 웃음만 피식 새어 나왔다.

ㄱ씨는 “애플의 보안 기능을 믿고 방심하는 틈을 기막히게 노린 수법”이라며 “다시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을 크게 하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쉽게 ‘조직’에 전화기를 빼앗기고 보니 허탈하기도 하고, 스스로에게 화도 난다”고 말했다.

애플고객센터 관계자는 “비슷한 사례가 종종 발생해 고객들에게 알리고 있지만 순간의 방심으로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며 “문자를 받으면 절대 접속하지 말고 반드시 애플고객센터에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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